코로나19 대유행 후 상황 점검…르몽드 "매우 정치적인 순방"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프랑스 곳곳 순회에 나선다.
6주 동안 일주일에 두 차례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씨름하느라 직격탄을 맞은 관광지를 다니며 국가의 "맥박"을 측정하겠다는 취지다.
마크롱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중세 시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남서부의 작은 마을 생시르크라포피를 첫 방문지로 삼았다.
앞으로 그는 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유 북부, 고향 아미앵의 뒷골목, 해외영토 폴리네시아 등을 두루 훑어본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엘리제궁은 정부가 단계적으로 코로나19 규제 조치를 완화하고 있고, 여름철이 다가오는 만큼 프랑스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관광업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방 순회의 목적은 대통령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프랑스인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있다는 게 마크롱 대통령 측근의 설명이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 선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인 만큼 마크롱 대통령의 지방 순회는 사실상 선거운동의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선 전 민심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방선거가 이번 달 20일과 27일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번 지방 순회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해석에 더 무게가 실린다.
일간 르몽드는 아직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지 않은 마크롱 대통령이 "매우 정치적인 순방"에 나서면서 그간 애매모호하게 보였던 출마 의지를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일간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이 지난달 27∼28일 18세 이상 성인 1천15명에게 온라인으로 설문 조사(95% 신뢰수준에 ±1.8%P)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로 집계됐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대선에서는 마크롱 대통령과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가 다시 한번 맞붙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우세하다.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지난달 28∼31일 성인 1천316명에게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1.8%P) 1차 투표에서는 르펜 대표가, 2차 투표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르펜 대표는 우파 진영에서 대통령 후보로 누가 나오든 28%의 지지율로 25∼27%를 얻은 마크롱 대통령을 제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2차 투표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54%, 르펜 대표가 46%로 지난 대선 때와 같은 광경이 펼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대표는 2017년 대선 1차 투표에서 각각 득표율 24.01%, 21.03%로 결선에 진출했고, 2차 투표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득표율 66.10%로 승리했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주 뒤 1·2위 득표자만 진출한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자를 확정한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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