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심각한 위협…모든 분야에서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에릭 랜더 신임 백악관 과학고문은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염병 대처와 관련, "다음 팬데믹(대유행)에는 100일 내에 백신을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랜더 고문은 취임 직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보건뿐 아니라 기후와 에너지 등 모든 분야에서 기존에 우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한 뒤 처음으로 책임을 맡게 된 랜더 고문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 출신으로 저명한 수학자이자 유전학자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일찌감치 이 자리에 내정됐지만, 미성년자와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이 밝혀지며 의회 인준이 미뤄졌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과학기술정책실장의 장관급 격상은 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보여준다"면서 향후 전방위적 정책 과제를 놓고 상위 기관들과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중요성이 부각된 '바이러스와 전쟁'에 대해선 "1년 안에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했다는 것은 어떤 측면에선 대단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다른 측면에선 1년은 긴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정말 달라지려면, 이 일을 100일 내에 해야 한다"며 "팬데믹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를 인지한 시점에서 100일을 목표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바이러스 자체를 백신 개발에 사용하는 전통적 방식 대신 이번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적용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을 이용,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RNA 형태로 심어 질병 예방에 활용하면 이 같은 조기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랜더 고문은 "암 치료에 있어서도 같은 방식의 기간 단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팬데믹 상황과 원격진료가 의사와 환자 사이를 좁혀 놓았다"고 덧붙였다.
랜더 고문은 기후 변화와 관련해선 "믿을 수 없이 심각한 위협이 여러 경로로 이 지구에 덮쳐오고 있다"며 "그럼에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낙관적이다. 뭔가 할 수 있는 경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태양과 풍력 등 대체에너지 가격을 현재의 90% 수준으로 낮춰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폭발적 아이디어'들을 이끌기 위해 연방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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