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부다페스트 시장이 정부의 中푸단대 캠퍼스 유치에 반대하며 명명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내에서 친중 노선을 걷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 '자유 홍콩 길', '위구르 순교자 길'이 등장했다.
부다페스트 시장이 총리의 친중 노선에 반기를 들며 명명한 것이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AFP·로이터통신 등을 인용해 전날 게르겔리 카라소니 부다페스트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페렌츠바로시 구의 4개 길 이름을 각각 '자유 홍콩 길'·'위구르 순교자 길'·'달라이 라마 길'·'셰스광(謝士光) 주교 길'로 바꿨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카라소니 시장은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밀어붙이는, 중국 푸단대 캠퍼스 유치 계획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해당 캠퍼스 예정 부지 인근 거리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해당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진행된다면 이들 거리의 이름을 참고 견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셰스광 주교에 대해 "중국에서 박해받은 가톨릭 주교"라고 설명했다.
헝가리는 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지난 1월 중국 제약사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고 2월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푸단대 캠퍼스를 부다페스트에 설립하기로 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앞서 dpa통신과 SCMP는 EU가 홍콩 선거제 개편을 비판하는 성명과 그에 대응하는 12가지 조치의 채택을 논의했으나 헝가리의 거부권 행사로 합의에 실패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dpa는 "헝가리는 중국의 투자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으며 EU가 중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안에 대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2024년 페렌츠바로시에 들어설 푸단대 캠퍼스는 5만㎡ 규모다.
AFP는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캠퍼스 건설 비용 15억 유로(약 2조 341억원) 중 13억 유로(약 1조 7천626억원)를 중국이 빌려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카라소니 시장은 중국이 자금을 이용해 헝가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비판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시민 다수는 해당 캠퍼스 계획에 반대한다"며 "그러나 헝가리 정부는 푸단대 유치로 학생들의 고급 학위 취득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카라소니 시장은 내년 초 헝가리 총선에 앞서 오는 9월 야권이 오르반 총리에 맞설 대항마를 뽑는 경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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