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40여일만…국제적십자사 총재도 흘라잉에 인도적 지원 확대 요청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특사단이 미얀마를 방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얀마 쿠데타 사태 해법 모색에 진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 등은 4일 미얀마 군부 소유 미야와디TV를 인용, 아세안 특사단이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났다고 전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만난 특사단은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 외교장관과 아세안 사무총장인 림 족 호이다.
미얀마 관영 MRTV는 두 특사가 군부가 임명한 두 명의 장관도 만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외신은 이날 현지 매체 델타 통신을 인용, 이 두 아세안 특사단이 전날 미얀마에 도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브루나이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고 림 족 호이도 브루나이 출신이다.
아세안 특사단의 미얀마 방문은 지난 4월 24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합의 이후 40여일 만이다.
당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얀마 사태 특별정상회의에서는 즉각적 폭력 중단과 아세안 특사 파견 등 5개 항이 합의사항으로 발표됐다.
이들 특사는 이날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만나 쿠데타 이후 미얀마 사태 해법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이들이 군사정부에 반대하는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 관계자들을 만났거나 앞으로 만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한편 피터 마우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총재가 전날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나 미얀마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고 ICRC측이 밝혔다.
마우어 총재는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미얀마 내에서 만난 첫 국제기구 책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면담에서 미얀마군과 소수민족 무장조직간 투쟁이 격화하는 친주와 카친주 등 몇몇 국경 지역에 대해 ICRC가 인도적 지원을 더 폭넓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역에서는 양측 충돌을 피해 수 천~수 만명의 주민이 국경 인근 산악 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우어 총재는 또 시위 진압 과정에서 폭력 사용 등 주요 인도주의적 사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ICRC는 밝혔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중단된 미얀마 내 교도소내 인도적 방문 및 봉사 활동 재개도 요청했다고 ICRC측은 전했다.
이와 관련,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마우어 총재의 요청을 거부하지는 않았다고 일본의 닛케이 신문이 회동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ICRC는 두 사람간 회동이 어디에서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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