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트럼프의 마약·술 중독 공격이 대선 캠페인에는 오히려 선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차남 헌터 바이든이 지난 대선 토론에서 자신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을 오히려 원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격할수록 가족 간의 '끈끈한' 사랑과 바이든 대통령의 따뜻한 성격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과거 마약과 알코올 중독으로 대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를 극복했다는 게 헌터 측의 설명이다.
헌터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내가 원했던 한 가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의 공격이었다"라며 "왜냐하면 아버지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답을 하리라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더힐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께서는 토론회에서 사랑하는 사람 중에 중독자가 있거나, 혹은 자기 자신이 중독으로 고생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얘기해주는 것처럼 답할 것이라고 믿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9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헌터는 코카인을 사용하다 군에서 쫓겨났다. 불명예스럽게 방출됐다"고 공격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이들처럼 아들은 마약 문제가 있었다"며 "아들은 중독을 극복하고 고치고, 개선하려 노력했다. 그가 자랑스럽다"고 헌터를 변호했다.
헌터는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을 아버지의 연민과 용서를 보여줄 '선물'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난 그 순간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모든 사람에게 정확하게 보여주기 위한 선물이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아버지는 어떤 일 때문에 내가 중독됐다고 핑계를 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헌터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 뒤인 지난 4월 과거 마약과 알코올 중독 등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담은 회고록을 발간한 바 있다.
그는 여기에서 한때 알코올 중독으로 가게에서 술을 사고 집까지 불과 한 블록을 걸어가는 동안에 술을 따서 마실 정도였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독에 빠진 헌터의 집에 가서 도움을 받으라고 설득했지만 이를 거부하자 자신을 부둥켜안고 '가장 긴 시간 동안' 울었다는 일화도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불운한 가족사가 있다. 상원의원 당선 한 달만인 1972년 12월 교통사고로 아내와 13개월 된 딸을 잃었고, 당시 차엔 헌터도 타고 있었다.
2015년엔 아끼던 장남 보 바이든을 뇌암으로 세상을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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