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항공사 통합…길어지는 아시아나항공 '홀로서기'

입력 2021-06-06 06:00  

늦어지는 항공사 통합…길어지는 아시아나항공 '홀로서기'
"부채비율 높지만 '체력' 길렀다"…유동성 위기 가능성 작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통합 절차가 지연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 아시아나항공의 '홀로서기'도 예정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이 적자 전환한데다 부채비율까지 2천68%로 치솟으며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화물 사업 호조로 당장의 유동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30일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당국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항공은 애초 주요국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한 뒤 아시아나항공의 1조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63.9%)을 인수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국 기업결합심사는 이달까지 종료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예정된 1조5천억원의 자금 확보가 늦어지면서 추가적인 재정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7천834억원, 영업손실 112억원을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하면 적자 폭은 작지만 지난해 4분기까지 이어진 3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은 마감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동부채는 4조9천727억원 가량으로 유동자산 1조7천983억원을 초과했다. 단기차입금 2조5천710억원 등을 포함해 3조원가량을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회사인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298690]과 에어서울의 재정난도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으로 다가온다.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838.7%에서 올해 1분기 1천750.4%로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800억원과 3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LCC 적자가 장기화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화물 사업 확대에 따른 매출 안정화와 일부 국제선 운항 재개로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통합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1분기 대비 2분기 화물 운임이 상승했고,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을 검토하는 등 중단됐던 국제선 운항 재개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수 자금으로 1조원을 받아 숨통을 틔웠다. 대한항공은 3천억원의 인수 계약금과 4천억원의 중도금을 포함해 1조원의 인수자금을 아시아나항공에 지급했다.
당장 상환해야 할 자금 대부분이 산업은행 차입금이라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의 상환 압박을 덜어준다. 산은이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에 조속한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지원받은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천억원 중 3천억원만 사용한 것도 유동성에 문제가 시급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합 계획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무적인 우려는 제한적"이라며 "유상증자를 하면 부채비율은 500%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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