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대책 중 하나로 검토…소상공인 맞춤형 지원금과 '투트랙' 지급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이보배 기자 =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주는 맞춤형 지원금과 소비진작을 위한 일반 국민 대상 지원금을 '투트랙'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탈출 국면에서 발생한 수출과 내수 간 불균형 상황을 해소하려면 피해·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물론, 광범위한 소비진작용 지원금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다.
다만 정부는 여당이 주장하는 전 국민 지원금과 달리 고소득층을 제외한 가구에 대한 선별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어 협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 정부, 피해계층 지원금·소비진작용 지원금 함께 검토
6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부는 2차 추경에 그간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피해계층에 지급한 것과 유사한 맞춤형 지원금과 함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소비진작용 지원금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2차 추경 편성을 공식화하면서 "백신 공급·접종 등 재난대책, 하반기 내수대책 및 고용대책, 소상공인 등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취약 및 피해계층 지원대책 등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취약·피해계층 지원대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프리랜서 등에 지급했던 새희망자금과 유사한 맞춤형 지원금을 의미한다.
다만 지원 대상과 지급 수준 등은 이전과 변동 소지가 있다.
민주당은 피해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금은 물론, 소비진작을 위한 전 국민 지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소비진작용 지원금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내수 부양 목적으로 대규모 소비를 일으키려면 일반인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소득 상황과 무관하게 모든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는 데 대해선 반대 입장이 명확하다. 최소한 고소득층은 제외하고 지원금을 줘야 한다고 본다.
홍 부총리는 1차 추경 확정 이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후 지급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한정된 재원으로 효율적인 지원을 하려면 보편 지원보다 선별 지원이 훨씬 더 바람직하고 효과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소득 하위 70% 지급 가능성…'보편 vs 선별' 논란 재연될 듯
정부는 소비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두고 소득 하위 70%, 소득 하위 50% 등 기준을 들여다보고 있다.
소득 기준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려면 개인별 지급이 아닌 가구별 지급 방식을 써야 한다.
구체적인 액수에 따라 기준은 달라질 수 있으나, 지난해 2차 추경 당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으로 정부가 내놨던 소득 하위 70% 안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소득층을 대상에서 제외하면서도 폭넓게 지원금을 지급해 소비진작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안은 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 이하에 해당하는 1천478만 가구로 한정했다.
지급액은 4인 이상 가구 100만원, 3인 가구 80만원, 2인 가구 60만원, 1인 가구 40만원으로 하고, 중앙정부 예산 7조6천억원과 지방자치단체 예산 2조1천억원 등 총 9조7천억원 예산을 잡았다.
이번 소비진작용 지원금도 유사하게 설계한다면 추경 중 10조원 가량을 지원금에 쓰게 될 전망이다.
다만 당시에도 여당의 전 국민 지급 주장에 밀려 정부는 소득 하위 70% 지급안을 관철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여당이 전 국민 지급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당정협의 과정에서 같은 갈등과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char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