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톈안먼 추모' 주최측 인사 "당국, 내 발언 범죄로 확대"

입력 2021-06-06 10:22  

홍콩 '톈안먼 추모' 주최측 인사 "당국, 내 발언 범죄로 확대"
"언론에도 민감한 내용 보도시, 인터뷰 대상자의 체포·투옥 위험 경고한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32주년 당일 오전 체포됐던 홍콩 톈안먼 촛불집회 주최측 인사가 당국으로부터 언론 인터뷰 등 자신의 발언들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6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의 초우항텅(鄒幸?·36) 부주석은 전날 저녁 보석 후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내 발언들을 범죄로 무한 확대했다"고 비판했다.
변호사인 초우 부주석은 지난 4일 오전 7시40분께 자신의 사무실 인근에서 사복 경찰들에 체포됐으며, 33시간 만에 보석금 1만 홍콩달러(약 145만원)를 내고 풀려났다.
경찰은 초우 부주석이 불법집회를 홍보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초우 부주석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32년 전 약속을 지키고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서 촛불을 켜겠다"는 글을 올렸고, 이후 명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인 자격으로 4일 저녁 빅토리아 파크에 가겠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그전까지 30년간 매년 6월 4일 저녁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집회를 불허했다.
그러면서 불법집회에 참여하거나 이를 홍보할 경우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1990년부터 해당 촛불집회를 주최해온 지련회가 2012년부터 운영해온 톈안먼 추모 기념관도 갑자기 '무면허 운영'이라며 단속해 결국 문을 닫게 했다.
초우 부주석은 경찰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글과 언론 인터뷰를 가지고 추궁했다면서 "그들은 이를 범죄의 증거로써 뿐만 아니라 나를 위협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나는 체포되기 전 빅토리아 파크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면서 "경찰은 내가 빅토리아 파크에 못 가도록 예방 차원에서 체포한 것이며 나를 체포함으로써 다른 이들에게도 빅토리아 파크에 가지 말라고 위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자신의 언론 인터뷰를 언급한 것이 향후 기자들이 반체제 인사와 인터뷰할 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다.
그는 "경찰은 언론이 민감한 내용을 보도할 경우 그로 인해 인터뷰 대상자가 체포·투옥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리며 언론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언론을 향해 우려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나를 침묵시킬 때까지 내 역할을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풀려나자 경찰서 앞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은 '촛불은 무죄'라는 플래카드를 들어 올리며 박수를 치고 응원했다.
변호사 쑤진원(蘇俊文)은 명보에 "경찰이 체포의 증거로 언론 보도를 수집한 것은 언론에 압력을 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이 문제가 될 경우 언론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지 우려된다고 했다.
한편, 홍콩 경찰이 4일 빅토리아 파크를 원천봉쇄하자 당일 수백명의 시민들은 도심 곳곳에서 촛불을 들어 올리며 톈안먼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경찰은 당일 6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은 이후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명보는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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