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들 '35세 미만' 직원 공개적으로 요구"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세계 최고 인구 대국 중국도 저출산, 노령화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 IT업계의 '35세 미만' 취업연령 제한에도 영향이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지난해 3월 중국 온라인 구직사이트 마이마이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상위 19개 인터넷 기업 직원의 평균 연령은 29.6세로 나타났다.
특히 IT업계 두 신생 강자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는 직원의 평균 연령이 그보다 어린 27세로 나타났다.
반면 최대 호출차량 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은 직원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33세로 조사됐다.
SCMP는 중국은 정부를 포함해 많은 고용주가 공개적으로 '35세 미만'을 특정 직군의 고용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기술업계에서는 연령 차별이 극심해서 고위직이나 관리직에 종사하지 않는 35세 이상의 직원은 비용 절감 계획이 발표될 경우 해고될 위험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구직사이트 자오핀닷컴의 자료에 근거해 지난 1월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중국에서 해고된 35세 이상 노동자의 약 3분의 2는 그해 9월에도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지난해 35세 전후 직원의 대부분인 약 7천명을 해고해 연령 차별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중국 여성 구직자 애니 리는 SCMP에 "내가 35세이고 결혼했다고 말하기 전까지 (취업하려는 회사의) 면접관과의 인터뷰가 매우 잘 진행되고 있었으나 그 말을 하자마자 면접관의 태도가 돌변했다"면서 "그는 내 이력이 자신들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고 밝혔다.
리는 자신이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35세 취업연령 유리천장에 가로막힌 것이라며 "회사들이 나를 거절할 때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SCMP는 그러나 중국 사회가 노령화되고 젊은 인재의 공급이 제한되면서 이러한 IT업계의 악명높은 유리천장도 깨질 것인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터넷 공룡 텐센트의 경우 직원의 평균 연령이 29세에 머물고 있지만, 지난해 발간된 텐센트의 연간보고서를 보면 약간의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텐센트는 보고서에서 30~50세 직원 3만714명을 채용했고, 30세 미만의 직원도 2만458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을 근무해야 하는, 중국 IT업계의 '996' 노동환경 탓에 해당 업계가 자녀가 있는 중년보다는 젊은 직원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홍콩대의 IT 전문가 브라이언 탕은 "소셜미디어, 게임, 전자상거래, 스트리밍 비디오 등을 다루는 많은 중국 기술기업들은 젊은이들이 주 소비층이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잘 아는, 그들과 좀 더 비슷한 연령대의 직원을 채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로 기술업계가 좀 더 경험 많고 나이 많은 위험관리 매니저들을 고용해야 하는 까닭에 이러한 연령 제한에 변화가 일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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