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국, 유럽 4개국 장관 초청해 '환심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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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에서 반중 감정이 확대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17+1' 경제협력체 유지를 위해 유럽에 대한 접근법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앞서 리투아니아는 지난달 22일 중국과 중·동 유럽 국가간의 '17+1' 경제 협력체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리투아니아 측은 '17+1' 협력체가 유럽연합(EU)을 분열시킨다면서 이 협력체의 다른 회원국들도 탈퇴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12개 EU 국가와 5개 서부 발칸 지역 국가들이 참여한 '17+1' 협력체가 기대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에 앞서 유럽의회는 중국이 유럽연합(EU)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때까지 중국과의 투자협정의 비준을 동결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지난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양(貴陽)에 아일랜드와 함께 '17+1' 협의체 회원국인 헝가리, 폴란드, 세르비아 외무장관을 초청해 협력을 강조했다.
독일 저명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의 그르제고르스 스테크 분석가는 SCMP에 "리투아니아의 탈퇴는 '17+1' 체제에 있어 큰 '옐로 카드'(경고)이다. 그러나 아직은 '레드 카드'(퇴장)의 의미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테크 분석가는 "최근 유럽 4개국 외무장관의 중국 방문은 중국이 '피해 수습' 차원에서 펼친 환심사기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7+1'의 나머지 16개국이 리투아니아에 이어 연쇄 탈퇴를 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16개국은 중국이 리투아니아의 탈퇴에 어떻게 대처하고 자신들에게 얼마나 더 매력적인 제안을 할 것인지를 지켜보려 할 것이라고 봤다.
폴란드 즈비그니에프 라우 외무장관은 왕이 장관과 회담 후 성명에서 "'17+1'은 '필요한 조정'을 진행한 후 유럽과 중국 간 협력을 위한 중요한 기둥으로서 계속 유지돼야한다"고 말했다.
위난핑 화둥사범대 교수는 "폴란드와 헝가리는 동유럽 신흥 세력으로 유럽연합의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등 구 유럽과 독립된 공통의 목소리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폴란드 외무장관이 언급한 '필요한 조정'에 대해 "'17+1'을 떠나고 싶은 나라는 떠나고 남고자 하는 국가는 서로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함으로써 폴란드는 '17+1'과 중·동 유럽지역에서 자신들의 중요성을 부각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CMP는 2012년 설립된 '17+1' 협의체의 다른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리투아니아처럼 애초 중국이 약속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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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푸단대 유럽연구센터 딩춘(丁純) 소장은 중국이 4개국 장관을 초청한 것은 '중요한 행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폴란드는 중·동유럽과 중국을 연결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중국은 향후 EU의 요구를 이해하고 EU와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폴란드를 계속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시카고 카운슬 온 글로벌 어페어스'의 크레이크 카푸라는 최근 중국과 유럽 4개국 외무장관의 회담이 경색된 중국-EU 관계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의회에서 중국과의 투자협정 비준 동결은 압도적으로 가결됐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유럽 전체와 교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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