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 러-독 연결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완공은 기정사실"

입력 2021-06-08 18:41  

"미 국무, 러-독 연결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완공은 기정사실"
'가스관 건설 차단'서 '부정적 영향 최소화'로 정책 전환 밝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그동안 강하게 반대해온 러시아-독일 연결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완공을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동안 강력한 제재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의 가스관 건설 사업을 중단시키려 시도해온 미국이 이를 포기하고 가스관 건설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노선을 바꿨다는 설명이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면서 "사실상 (노르트 스트림-2)가스관의 물리적 완공은 이미 기정사실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 나온 독일과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로 미래에 우크라이나가 잃게 될 통과 수수료가 유지되도록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데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가 가스를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 대한 정치적 압박의 수단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데도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자국을 경유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기존 러시아 가스관 운용에 따른 거액의 통과 수수료를 받아왔으나, 러시아가 독일과 직접 연결되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을 건설하면서 이 수수료 수입을 잃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날 연설에서 앞서 지난달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에 참여하는 러시아 기업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하면서 가스관 건설 주관사인 노르트 스트림 2 AG(Nord Stream 2 AG)와 이 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독일인 마티아스 바르닉을 제외한 이유도 설명했다.
Nord Stream 2 AG는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이 100% 지분을 가진 기업이다.
블링컨은 "가스관 건설은 이미 2018년에 시작됐으며 우리(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했을 때는 가스관 건설 공정이 90% 이상이었다"면서 "이 기업(Nord Stream 2 AG)과 그 대표에 대한 제재 도입은 가스관 완공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가스관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완공을 열망하고 있는 미국의 가까운 동맹 독일과 갈등 요소를 만들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블링컨은 그러나 상황에 따라 Nord Stream 2 AG와 바르닉을 제재 목록에 다시 추가하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자국 북부에서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기존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의 수송 용량을 확장하기 위한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을 지난 2015년부터 독일과 함께 추진해 오고 있다.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 공정은 막바지 단계까지 진행됐으나, 미국 측의 제재 경고로 2019년 12월 건설 공사를 하던 스위스 기업 '올시즈'(Allseas)가 공사를 포기하면서 1년 정도 중단됐다.
그러다 러시아가 지난해 12월부터 자국 부설선을 투입해 자력으로 가스관 건설 공사를 재개하면서 완공을 앞두고 있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이 개통되면 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더 높아져 러시아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며 가스관 건설에 반대해 왔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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