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배 상징"…英 옥스퍼드대 칼리지, 여왕 초상화 떼

입력 2021-06-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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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배 상징"…英 옥스퍼드대 칼리지, 여왕 초상화 떼
대학원생 휴게실에서 제거…"모두가 편안해야 하는 공간" 강조
교육부 장관 "터무니없는 일…여왕은 이 나라의 수장" 비판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오랜 역사를 가진 옥스퍼드대의 한 칼리지가 휴게실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상화를 떼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더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학의 마그달레나 칼리지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대학원생 휴게실(middle common room·MCR) 위원회는 투표 끝에 휴게실에 걸린 여왕 초상화를 내리기로 했다.
이 초상화는 2013년 학생들이 걸었지만 위원회는 여왕과 영국 왕실이 근대 식민 지배를 상징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를 투표에 부쳤다.
위원회는 휴게실은 모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중립적인 공간이어야 한다며 초상화를 뗀 이유를 설명했다.
휴게실에서 내려진 여왕 초상화는 보관소에 안전하게 저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초상화는 여왕이 왕관을 쓰고 흰색 가운과 띠를 두른 모습이 담겼다.
여왕의 즉위·대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1952년 촬영된 사진을 토대로 했다.
마그달레나 칼리지 대학원생의 결정은 그러나 광범위하게 비판받고 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교육부 장관은 "옥스퍼드대 학생들이 여왕의 그림을 제거하기로 한 것은 그저 터무니없다"면서 "여왕은 이 나라의 수장이자, 영국의 최고를 상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임하는 동안 여왕은 전 세계에 관용과 포용, 존중 등 영국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쉴 새 없이 일했다"고 강조했다.
1458년 설립된 마그달레나 칼리지는 옥스퍼드에서 가장 부유하고 전통 있는 칼리지 중 하나로,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 재무장관을 맡았던 정치인 조지 오스본 등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역시 2008년 설립 550주년을 맞아 이 칼리지를 방문한 적이 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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