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 경매서 희귀 '더블이글' 금화 210억원에 낙찰

입력 2021-06-09 15:11  

미 뉴욕 경매서 희귀 '더블이글' 금화 210억원에 낙찰
금본위제와 함께 녹아버린 1933년 마지막 금화…유일한 사적소유 인정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미국에서 1933년 마지막으로 발행된 '불운'의 금화 '더블이글'(액면가 20달러)이 뉴욕 경매에서 200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CNN은 8일(현지시간) 소더비 경매에서 유명 구두 디자이너 스튜어트 와이츠먼이 내놓은 1933년 더블이글이 1천890만달러(한화 약 210억원)의 최고가에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2002년 같은 금화의 경매 당시 세운 직전 최고가 760만달러(85억원)를 두 배를 웃도는 가격이다.
금화의 앞면엔 자유의 여신상과 미국 국회의사당, 미 합중국의 주를 상징하는 48개의 별이 새겨졌고, 뒷면엔 날고 있는 독수리를 배치했다.
동전 수집가 사이에서 1933년 더블이글은 손에 넣기 불가능한 희귀 금화로 통한다.
사실상 이 금화가 유일하게 미국 정부에서 사적 소유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1850년 최초로 발행돼 20달러로 사용된 더블이글은 금본위제와 함께 83년간 유통됐지만, 1933년 대공황과 함께 발행이 중단됐다.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금 가치 폭등에 금화 주조 중지 조치를 단행했고, 특히 해당 연도에 만들어진 더블이글은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보내진 2점을 제외하곤 모두 소각돼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조차 않는다.
그러나 이후 몇몇 밀거래 사실이 확인됐고, 1944년 미국 정부는 수집가들에게 흘러간 1933년 더블이글은 장물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았다.
다만 이 같은 결정 직전 더블이글 한 점이 수집가인 이집트왕 파루크 1세의 손에 들어갔고, 1954년 소더비 경매에 출품되며 뒤늦게 존재를 알렸다.
미국 정부의 반환 요청에도 문제의 금화는 결국 행방이 묘연한 채 남아있다 1996년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정보국 요원에 의해 회수됐다. 이후 5년에 걸친 유권 해석 끝에 사적 소유가 허용됐다.
와이츠먼의 손을 거쳐 이번에 경매에 나온 금화가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겪은 물건이다.
이밖에 2005년 또 다른 1933년 더블이글 10개가 발견됐지만, 이는 국고에 귀속됐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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