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손해보험업 진출 첫관문인 예비허가를 획득한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보험사 설립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연내 '카카오손해보험' 본허가를 목표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예비허가를 앞두고 손해보험업계 보상 인력을 두자릿수로 채용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보험업계는 디지털 보험사인 카카오손해보험이 우선 단기 소액 보험과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행자보험, 휴대폰 보험, 레저 보험 등 카카오 플랫폼에서 쉽게 유통할 수 있는 소액 단기 보험에서 강점을 보일 것"이라며 "상품이 거의 표준화돼 이미 온라인 판매 비중이 과반에 이르는 자동차보험도 공략 대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테크인슈어런스 기반 보험의 새로운 트렌드와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해 플랫폼의 강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을 시사했다.
카카오 보험이 보험업계에 미칠 영향은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두 시각이 공존한다.
보험업계 디지털 분야 전문가는 "토스와 카카오뱅크의 성공사례를 보면 플랫폼의 파괴력을 가늠할 수 있다"며 "기존 보험 상품과 유통에 일대 혁신을 주도해 보험업계 전반의 변화를 견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보험업계의 우수 인력을 대거 수혈한다면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중소 손해보험사 인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카카오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는 쪽은 보험업의 특수성을 이유로 든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장기보험 시장을 공략하려면 현재의 디지털 플랫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카카오가 장기보험의 대면영업을 대체할 혁신적 시스템을 개발한다 해도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가 단기간에 기존 대형 보험사를 위협할 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 기존 디지털 보험사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
카카오페이의 진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만한 보험사로는 기존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과 중소 손해보험사들이 우선 거론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캐롯손해보험이 카카오 동향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며 "카카오손해보험이 비슷한 모델의 자동차보험을 내놓는다면 순식간에 가입자 수를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작년 2월 출시된 캐롯손해보험의 '후불제' 퍼마일자동차보험의 가입자는 20만여명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카카오의 진출이 디지털 보험 시장을 확대해 자사에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지금까지 캐롯이 디지털 전환에 고군분투했다면 카카오가 보험업 혁신의 우군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의 보험 진출로 캐롯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가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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