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카스티요 근소한 우세 유지…후지모리 "수상한 20만표 무효화해야"
페루 검찰, 법원에 '부패 혐의' 후지모리 재구속 요청
![](https://img.wowtv.co.kr/YH/2021-06-11/PRU20210610160001055_P2.jpg)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페루 대통령 선거 닷새 후에도 아직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뒤쫓고 있는 게이코 후지모리(46) 후보가 '사기' 선거 주장을 이어가며 진흙탕 싸움을 예고했다.
10일(현지시간) 페루 국가선거관리사무국(ONPE)에 따르면 지난 6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의 개표율은 현재 99.998%다.
사실상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좌파 자유페루당의 페드로 카스티요(51)가 50.203%, 우파 민중권력당의 후지모리는 49.797%로, 격차는 0.4%포인트가량에 불과하다. 카스티요 표가 7만1천 표쯤 많다.
선거재판소가 재검토해야 할 표가 일부 남아 있어 이들에 대한 검토가 끝나야 최종 당선자가 가려질 전망이지만, 승부를 뒤집긴 힘든 상황이라는 진단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다비드 술몬트 페루 가톨릭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이 시점에서 후지모리가 카스티요를 따라잡을 것 같진 않다"며 "표차는 바뀔 수 있겠지만 카스티요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티요는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등 좌파 지도자들의 '당선 축하' 메시지를 리트윗하며 자신이 승리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http://img.yna.co.kr/photo/reuters/2021/06/09/PRU20210609178201055_P2.jpg)
그러나 후지모리는 쉽게 패배를 시인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카스티요에 역전을 허용한 후 지난 7일 부정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 후지모리는 전날 또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부정과 사기 의혹이 있는 20만 표가량을 무효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30만 표가량은 재검표가 필요하다며 "총 50만 표가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1990∼2000년 집권)의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대표는 지난 두 차례의 대선에서도 결선에서 패했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선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에 불과 4만여 표 차로 밀렸다.
세 번째 도전인 이번 대선엔 지난 두 번의 대선보다 더 많은 것이 걸려 있다.
대통령에 당선돼 면책특권을 얻지 못하면 남은 생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페루 검찰은 대선을 앞둔 지난 3월 후지모리를 2011년 대선 당시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로부터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했으며, 30년 형을 구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지모리는 수사 과정에서 이미 16개월간 수감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바 있다.
이번 대선 패배가 아직 공식화하지 않았음에도 후지모리의 감옥행 위기는 커지고 있다.
후지모리의 부패 혐의를 수사하는 담당 검사는 10일 법원에 후지모리의 재구금을 요청했다고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가 전했다.
검사는 후지모리가 석방 당시의 규정을 어기고 사건 증인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