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 내년도 신규 투자 '축소' 검토(종합)

입력 2021-06-14 13:00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 내년도 신규 투자 '축소' 검토(종합)
97.4% "현지 방역 대책, 내년 투자에 영향"
특별입국 중단에 손실액 불어나고 격리 연장으로 '사업 차질'
대한상의·한국대사관, 베트남 정부에 설문 결과 전달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베트남 정부의 특별입국 중단 등 일련의 방역 대책이 한국기업들의 신규 투자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19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97.4%가 베트남 정부의 방역 대책이 내년 신규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이중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68.4%, '다소 영향을 미친다'는 28.6%에 달했다.
이는 베트남 정부의 방역 대책으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된 한국기업들로서는 내년도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에 비해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트남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확산하자 입국 후격리기간을 4주로 연장하고 특별입국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백신 펀드 조성을 위해 민간 기업들에게 손을 벌리는 한편 수시로 생산라인 직원 검사 비용과 사내 숙박 시설 마련을 요구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내년도 신규 투자 규모는 100만달러∼1천만달러 미만은 34.7%, 1천만달러∼1억달러 미만 8.4%, 1억달러∼10억달러 미만 1.6%로 각각 파악됐다.
10억달러 이상은 1.6%(3곳)였다.
베트남 정부의 특별입국 승인 지연도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향후 3개월간 특별입국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예상 손실액 규모는 '10만 달러∼100만달러 미만'이 50.5%로 가장 많았다.
또 '100만달러∼1천만달러 미만'은 17.4%, '1천만달러∼1억달러 미만' 2.6%, 1억달러 이상 0.5%로 각각 나타났다.
기업들은 베트남 정부가 입국 후 격리 기간을 4주로 늘린데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는 동시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가장 많은 애로사항으로는 '출장 회피로 인한 사업 차질'(50.5%)이 꼽혔고, '호텔비 등 격리비용 증가'(26.8%)가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와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설문결과를 최근 베트남 총리실과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국가지도위원회에 공문 형태로 전달했다.
대한상의는 "우리 기업들은 현재 베트남 정부의 방역정책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면서 "4차 유행이 조기에 안정화돼 특별입국 재개, 격리기간 단축, 방역부담 완화 등이 이뤄지기를 바라며, 최대 투자국인 한국 기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코로나19 예방 국가지도위원회와 총리실 등 관계 기관에 격리 기간 완화를 검토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또 특별입국과 관련해서도 베트남 정부 당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베트남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비상대응팀을 가동하는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국가지도위원회와 총리실 등 관계 기관에 격리 기간 완화를 검토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대사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입국 후 격리 권고 기간이 14일인 점을 감안하면 4주격리는 과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같이 요청했다.
또 특별입국과 관련해 베트남 정부 당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기획투자부(MPI)에 따르면 올해 5월말 누적금액 기준으로 한국은 베트남 최대 투자국이다.
한국의 누적 투자액은 718억5천만달러로 전체 투자액의 18.1%를 차지했고 일본은 632억4천만달러(15.9%), 싱가포르는 618억4천만 달러(15.6%)를 각각 기록했다.
프로젝트 수에서는 한국이 9천76건으로 수위를 차지했고 이어 일본(4천701건), 중국(3천211건), 대만(2천818건), 싱가포르(2천706건) 순으로 나타났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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