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대비 수온 1도 상승한 29.5도…주요 원인일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보르네오섬 앞바다 산호초에 사는 백기흉상어(whitetip reef shark)들이 '수온 상승'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피부병에 잇따라 걸린 것으로 알려져 말레이시아 연구진과 환경단체 등이 조사에 착수했다.
14일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4월 9일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바주에서 수중 촬영 활동을 벌여온 제이슨 이슬리라는 다이버가 피부병에 걸린 백기흉상어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관심이 쏠렸다.
제이슨은 세계적 다이빙 명소인 사바주 시판단(Sipadan)섬의 산호초 지역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며 "이곳의 백기흉상어들 상태가 좋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최근 1년간 백기흉상어들의 피부에 흰색 곰팡이 같은 것이 보이더니 이제는 살이 파먹혀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며 "곰팡이 같은 이게 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게시물에 적었다.
백기흉상어는 열대 산호초 지대에서 가장 흔한 상어 중 하나로, 지느러미 끝부분이 흰색이라는 특징이 있고 성격이 온순하다.
백기흉상어는 야행성으로, 낮에는 산호초 아래 등의 은신처에서 잠을 잔다.
제이슨이 찍은 사진이 퍼진 뒤 해양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시 박테리아나 곰팡이가 퍼질 가능성이 높다"며 "수족관 물 온도가 올라가면 그 안에 사는 상어들이 비슷한 피부병에 걸렸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말레이시아 대학 연구팀과 환경단체, 자연보호단체 등은 팀을 꾸려 시판단섬 백기흉상어들의 피부병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시판단섬 인근 바다 올해 5월 수온이 1985년보다 무려 1도 높은 29.5도까지 올라갔다"고 발표했다.
조사에 합류한 해양생물학자 데이비스 오스틴 스피지는 "시판단섬은 어업이 엄격히 금지된 해양보호 지역이라서 인적 요인은 배제한다"며 "수온 상승을 피부병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팀은 원인 분석에 필요한 샘플 채취를 위해 피부병에 걸린 상어를 붙잡으려 했으나 지난달 실패했고, 7월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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