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회담 당일 도착 예정…바이든, 하루 먼저 와서 스위스와 양자회담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설마, 이번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 회담을 앞두고 또 지각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평소 외교 무대에 상습적으로 늦어 외국 정상들을 곤란하게 만든 전력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예정보다 늦게 양자 회담장에 도착했다.
그는 ASEM 만찬 이전에 메르켈 총리를 만날 예정이었으나, 앞서 세르비아에서 환영 행사가 길어지는 바람에 밀라노에 늦게 온 것.
이 때문에 두 정상의 회담은 만찬이 끝난 뒤인 오후 11시 15분 시작했다.
이 밖에도 2012년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 때는 4시간, 2018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와의 정상 회담 때는 2시간 30분 지각했다.
심지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날 때도 회담 예정 시간보다 35분 늦었다.
다만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불을 놓듯 푸틴 대통령보다도 회담장에 약 20분 늦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회담은 예정보다 1시간 정도 지연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는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 때도 늦어 회담 시작이 1시간가량 늦춰졌다.
푸틴 대통령의 지각은 한국 정상과의 만남에서도 계속됐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담에는 1시간 45분 늦었다.
3년 뒤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 때는 두 시간 가까이 늦게 모습을 드러내는 외교적 결례를 했다.
당시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은 오후 10시 45분 예정돼 있었지만, 푸틴 대통령의 지각으로 회담은 자정을 지나 이튿날 0시 36분에야 시작할 수 있었다.
다만 '이례적'으로 푸틴 대통령이 먼저 도착한 적도 있었다.
2018년 한러 정상 회담 당시 예정된 시각보다 5분 일찍 나타났으며,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 회담 때는 30분 먼저 회담장에 도착한 바 있다.
이처럼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푸틴 대통령의 행동은 '의도적 전술'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개인적 특성이 더 강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당일 제네바에 도착할 계획이라고 타스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그는 이날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보다 하루 앞선 15일 제네바에 도착해 파르믈랭 대통령과 미국-스위스 양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회담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을 수행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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