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훈련 법적 근거 제공…두테르테 작년 2월 종료 통보 후 계속 협상
미 국방부 대변인 "환영"…"향후 6개월 불확실성 지속" 지적도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이 미국과의 방문군협정(VFA)을 재차 연장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교장관이 오는 8월 종료 예정인 방문군 협정(VFA)을 6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록신 장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VFA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고 양국이 협정의 특정 사안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양국의 파트너십은 두 나라의 안보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위한 질서를 강화한다"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국과 필리핀은 1998년 훈련 등을 위해 입국하는 미군의 권리와 의무 등을 규정한 VFA를 체결했다.
VFA는 미군이 필리핀에서 순회 방식으로 군사 훈련을 벌일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따라서 유사시 필리핀의 안보와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미국의 비자발급 거부에 항의하면서 VFA 종료를 통보했다.
이후 필리핀은 2차례에 걸쳐 협정 종료 시한을 연장하면서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진행해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집권한 뒤 수시로 미국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친중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인 민병대가 승선한 선박 수백척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의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휫선(Whitsun) 암초에 장기간 정박하면서 그의 친중 정책에 대한 비난이 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한편 전략국제연구센터의 그렉 폴링은 "이번 결정으로 미국 뿐 아니라 필리핀 정부 내의 대다수 인사들이 좌절했을 것"이라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6개월간 또다시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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