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적어도 처음 소개할 때는 벗었어야…결례"
트럼프 전 대통령도 팔로 여왕 만져 '불문율 어겼다' 지적 받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영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글라스 차림으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예방한 일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여왕 앞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한 것은 왕실 예법을 위반한 것이자 결례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해 지난 13일(현지시간) 윈저성에서 여왕을 만났다.
여왕은 윈저성 안뜰의 연단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의전 차량에서 내려 여왕과 인사할 동안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파일럿 선글라스를 썼다.
찰스 왕자의 전(前) 집사인 그랜트 해럴드는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왕실 예법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사잡지 뉴스위크에 "적어도 본인을 처음 소개하는 자리에서는 선글라스를 벗었어야 했다"면서 "그 어떤 소개 자리에서도 눈 맞춤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실 인사를 만날 때는 다른 왕실 인사들도 선글라스를 벗는다"면서 "그날 햇빛이 밝긴 했지만 여왕과 질 바이든 여사는 선글라스를 안 쓰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여왕 앞에서 결례를 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영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국빈만찬 중 여왕이 건배를 위해 일어서자 왼쪽 팔로 여왕 등을 살짝 만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장 영국 왕실 인사를 만날 때는 악수 외 다른 물리적 접촉이 금지된다는 '불문율'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1991년에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여왕을 접견하고 연설할 때 곤란한 상황이 빚어졌다.
키 188㎝의 부시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오며 마이크 높이를 별도로 조정하지 않았고, 뒤이어 연설한 여왕(키 163㎝)의 얼굴이 연설 내내 마이크에 가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이후 마이크를 낮추지 않은 점에 대해 취재진 앞에서 사과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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