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분석…"포스트 코로나 수출 전략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최근 우리나라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데는 코로나로 확산한 비대면 경제와 친환경 기류가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경기 회복과 맞물려 올해 수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으나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이 16일 발표한 '최근 우리나라 수출 호조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 1∼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한 2천48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연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의 같은 기간(1∼5월) 수출 실적인 2천456억달러를 웃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영향으로 품목별로 수출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으나 최근 들어선 거의 전 부문에 걸쳐 회복세가 뚜렷하다.
올해 1∼5월 수출 증가분에 대한 품목별 기여율은 모든 품목이 양(+)의 값으로 분석됐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상위 3개 품목의 수출 증가 기여율이 전체 수출 증가분의 40%가 넘었다.
지난해 부진했던 석유화학과 자동차 등은 세계 경기 회복과 맞물려 반등했으며, 코로나 수혜 품목이던 컴퓨터와 가전 등은 다소 둔화했다.
보고서는 최근 수출 호조에 대해 "코로나19 경기침체로부터의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반등 효과의 기여가 크지만, 우리나라 수출은 그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작년 9월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수출 반등 폭이 세계 수입보다 크고, 주요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수출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뿐 아니라 회복 속도도 빠르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최근 2개년 우리나라 수출 금액 추이는 작년 10월부터 기대보다 높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올 4월 기준 추정치를 실제 수출 실적이 초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 영향으로 원격수업·회의·진료, 재택근무 등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한 점도 정보기술(IT) 품목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및 서버 수요 급증으로 작년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했고,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TV 및 IT 기기 수요 폭증으로 OLED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됐다.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국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반사 이익을 본 품목도 있다.
친환경차는 코로나 여파에도 지난해 수출이 증가했으며, 올 1분기 역시 작년 같은 기간 수출 실적을 상회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선박도 친환경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선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다.
이외에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등 신성장 품목 수출 역시 지난해 12.4% 증가하며 선전했다.
보고서는 올해 수출이 세계 경제 회복과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작년 말 수출 회복세에 기인한 기저효과, 비대면 수혜 품목의 수요 둔화, 유럽과 신흥국에서 코로나 재확산,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거시정책 기조 변화 등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수출 증가 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수출 호조를 이어가려면 코로나 이후 빨라질 비대면 경제 활성화와 환경규제 강화에 맞춰 수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며 "IT,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등 기술집약형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친환경차, LNG선 등 고부가가치 품목의 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보호주의 무역 강화 등 불리한 교역 환경 속에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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