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 시총 2위 미국 기업으로 키워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53)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6일(현지시간)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나델라 CEO를 이사회 의장에 앉히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경제매체 CNBC와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나델라가 의장으로서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렛대 삼아 이사회의 의제를 설정하는 작업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를 나델라 CEO에 대한 신임 투표라고 평가하며 회사에서 그의 영향력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나델라 CEO는 이 회사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 게이츠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아 지금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존 톰슨에 이어 3대 이사회 의장이 됐다.
나델라 CEO는 게이츠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던 2014년 2월 CEO 자리에 오른 뒤 기울여가던 회사를 부활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PC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간판 상품인 윈도 운영체제(OS)는 가치가 하락했고 스마트폰과 인터넷 검색 시장 등에서 실패하면서 이 회사는 쓴맛을 봐야 했다.
그러나 나델라 CEO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 사무용 소프트웨어 '오피스'를 클라우드와 접목해 되살렸고,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인공지능(AI) 등도 새 수익원으로 삼았다.
그 덕분에 나델라 CEO 재임 기간 주가는 7배 이상 올랐고, 시가총액은 2019년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증시에서 1조 달러 고지를 밟았다.
한때 퇴물 소리를 듣다 이제 시총 2조 달러를 넘보며 애플·아마존·구글·페이스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보기술(IT) 공룡의 이름표를 되찾았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미국 기업 중 애플에 이어 2위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광고 시장 등이 타격을 입는 가운데에도 매출액을 14%나 늘리는 성적을 냈다.
인도계 이민자 출신인 나델라 CEO는 이런 실적에 힘입어 2019년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올해의 기업인이 됐고,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톰슨 전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 남아 수석 독립 디렉터 역할을 계속 수행하기로 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