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덕 봤던 가상화폐도 하락세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빠르게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하자 국내 외환시장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17일 오전 10시 33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달러당 1,128.0원으로 전날 종가(1,117.2원)보다 10.8원 올랐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8원 뛴 1,132.0원에 장을 시작했다가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환율이 장중 1천130원대까지 올라간 것은 지난달 20일(최고 1,133.8원) 이후 4주 만이다.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 기조를 되돌리려는 조짐이 나타나자 달러화가 금융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점도표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이번에 올라간 폭과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는 컸다"며 "테이퍼링 논의도 8월 잭슨홀 미팅이 돼야 시작하리라 생각했는데 빨리 이뤄졌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그동안 안이하게 예상했던 측면 때문에 이날 금융시장 반응이 크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이번 주 들어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갈아치운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작은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피는 3,255.57포인트로 전날 종가보다 23.11포인트(0.70%) 내렸다.
외국인이 약 2천100억원, 기관이 약 3천800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면서 지수에 하락 압력을 주고 있다.
시장에 넘치는 유동성으로 상승 동력을 받아온 가상화폐 시장도 이날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10시 36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4천535만2천원으로 24시간 전보다 1.59% 내렸다. 업비트에서는 4천540만6천원을 나타냈다.
이더리움 가격은 빗썸에서 282만2천원으로 24시간 전보다 2.82% 하락했다. 업비트에서는 282만5천원이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0~0.25%로 동결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위원 18명 중 11명이 오는 2023년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13명이 조기 인상론에 손을 들었다. 18명 중 절반이 안 되는 7명만이 2023년이 끝나기 전까지 한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한 바는 지난 3월 회의로부터 3개월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문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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