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직후에 관련 소식 접한 주미 러시아 대사 공항서 지적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의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와 관련해, 미국의 고위 외교당국자가 새로운 러시아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러시아 외교당국이 불쾌감을 내비쳤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20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이 정상회담을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고위 외교당국자의 제재 발언에 대해 "기대했던 신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뉴욕 케네디국제공항(JFK)에서 자국 취재진에 "제재를 통해서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고 정상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훼손된 대화 메커니즘을 복원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제재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토노프 대사는 지난 3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로 일컫는 등 양국 관계가 악화하는 와중에 자국으로 돌아갔다가 이날 복귀했다.
두 정상이 최근 열린 회담에서 양국 주재 대사들을 부임지로 다시 보내기로 하면서다.
안토노프 대사는 JFK 국제공항을 거쳐 미국 워싱턴DC로 돌아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워싱턴의 어떤 사람들은 회전목마의 장애물 경주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해 이상하다"고 비꼬았다.
반복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미국의 태도를 회전목마에 빗대어 비판한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발니 사건과 관련 "우리는 이 사건에 적용할 또 다른 제재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미국은 러시아의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과 관련된 러시아 단체들에 대한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보내는 해저 가스관 연결 사업이다. 미국은 러시아산 가스가 유럽으로 더 많이 수출되면 러시아의 영향력도 커질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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