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 제헌의회가 내달 4일(현지시간) 처음 소집돼 새 헌법 초안 작성 작업을 시작한다고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20일 밝혔다.
지난 5월 선거를 통해 구성된 155명의 제헌의원들은 의회 출범 후 9개월간 머리를 맞대고 현행 헌법을 대신할 새 헌법을 만들게 된다. 필요할 경우 기간은 3개월 연장된다.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한 초안이 완성되면 국민이 투표를 통해 새 헌법으로 받아들일지를 결정하게 된다.
40여 년 만에 이뤄지는 칠레 새 헌법 제정은 2019년 10월 칠레 전역을 뒤흔들었던 사회 불평등 항의 시위의 결과물이다.
수도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이 촉발한 당시 시위에선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독재 시절(1973∼1990년)인 1980년에 제정된 현행 헌법을 폐기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현 헌법이 사회 불평등과 부조리의 뿌리라는 것이다.
사상자가 속출한 거센 시위가 이어지자 정치권이 새 헌법 제정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에 합의했고, 지난해 국민투표에서 78%의 국민이 피노체트 헌법 폐기와 새 헌법 제정에 찬성했다.
이어 지난 5월 투표를 통해 남녀 성비를 맞추고 원주민 쿼터도 배정한 제헌의회가 구성됐다.
피녜라 대통령은 제헌의회 출범을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표현하며 "오늘과 내일의 칠레 국민을 위한 엄청난 책임"이 수반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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