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870명 넘어…"총사령관 러시아 방문 중 군경 경계 강화 예상"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5개월째로 접어드는 미얀마에서 지난 주말에도 적지 않은 시민들의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지난 주말에만 10명 가까운 민간인이 군경 총격에 숨졌다고 보도했다.
20일 밤 몬주 몰라민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군경 검문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진 민간인 2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중 한 명은 곧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으며, 당시 친구들에게 청첩장을 돌리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전인 19일 밤에는 사가잉 지역의 칼레에서 차량 3대를 타고 온 군경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한 가정집에 들어가 이 마을 주민 20~50대 4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고 목격자들이 매체에 전했다.
이들은 친척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한 여성 한 명은 잡혀갔다.
군경은 4천만짯(약 2천760만원)과 차 한 대 그리고 기타 집 안에 있던 물건들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칼레 시민방위군(PDF)은 군정이 이 가족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먀웅구에서 구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사회복지사 3명이 군경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 군경의 총격 등 폭력에 의해 숨진 이는 873명에 달한다.
한편 쿠데타 수뇌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제9차 국제안보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하는 기간, 군경의 경계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제안보회의는 이날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주미얀마 한국 대사관은 공지문을 통해 흘라잉 사령관이 지난 20일 출국함에 따라 군경의 치안유지 조치가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교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대사관에 따르면 일부 교민이 통행금지 시간이 임박해 귀가하거나, 음주 사고에 연루돼 군경에 체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사관은 지난 19일에도 만취 상태로 검문소에서 군경의 정지 신호를 무시한 채 진행하다 2차 저지선에서 강제 정차돼 체포되는 일도 발생했다며 교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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