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총리 "자유 사랑하는 사람 서로 돌봐야"…차이잉원 "고맙다"
중국 "하나의 중국 원칙 지켜야…대만과의 공식 왕래 반대"
(베이징·타이베이=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김철문 통신원 = 중국에 등을 돌린 발트해 소국 리투아니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만에 코로나19 백신 2만회분을 지원키로 했다.
23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전날 리투아니아 정부는 지난해 대만이 무상 지원한 의료용 마스크 10만 장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2만회분을 9월 이전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잉그리다 시모니테 리투아니아 총리는 더 많은 백신을 지원하고 싶지만 "능력껏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부 장관은 트위터에 코로나 대응 속에서 대만에 대한 백신 지원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페이스북에 리투아니아어로 감사를 표한 뒤, 리투아니아가 대만과 같이 힘든 자유민주의 과정을 겪어 대만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어 대만의 국제 조직 참여를 지지했다고 소개했다.
대만 외교부도 리투아니아가 유럽연합(EU) 가운데 처음으로 백신을 무상 지원한 국가라면서 대만에 대한 진정한 우의와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고 주장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리투아니아 총리의 백신 지원 약속에 "우리는 수교국과 대만의 어떠한 형태의 공식적 왕래도 반대하고, 대만에 대표처를 설립하는 것도 반대한다"며 "리투아니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수교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만을 향해서는 "중국은 대만 동포들이 직면한 심각한 상황에 공감하며 난관 극복을 돕겠다고 밝혔다"며 "방역 협력에 있어서 정치적인 농간을 부리는 것은 대만 동포들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무관심이고 인도주의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또 "대만 독립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며 "국제적으로 '두개의 중국'이나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을 만들려는 시도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투아니아는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과 함께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9년 8월 23일 체결된 '독소 불가침 조약'(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 이후 1991년까지 50여 년 동안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에 속해 있던 나라였다.
지난해 10월 리투아니아 대선을 통해 집권한 현 정부는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대만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올해 3월 초에는 대만에 경제무역대표처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란드스베르기스 외무장관은 지난 5월 하순에 중국과 중·동 유럽 국가 간의 '17+1' 경제 협력체가 EU를 분열시킨다면서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대만에서는 전날 7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으며 누적확진은 1만4천157명, 누적사망은 575명으로 각각 늘었다.
연합보는 22일 오후 4시 30분 기준으로 코로나 백신 누적 접종자는 161만6천384명으로, 전국 접종률은 8.1%라고 전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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