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권단체, 유엔에 국제사회 대응 촉구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들을 재판 없이 구금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국제 인권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최근 유엔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이 재판 없는 비밀 구금 제도인 이른바 '지정 장소 주거 감시'(RSDL)를 통한 인권 탄압을 강화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RSDL을 '국가 차원의 납치'라고 규정하고 "RSDL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가 RSDL의 책임을 중국에 묻지 않으면 중국이 국제 인권 기준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2012년 경찰이 반체제 인사를 재판 없이 감금할 권한을 부여하는 RSDL을 도입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에 따르면 법원 기록을 통한 RSDL 대상자가 2013년 약 325명에서 지난해 5천8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 단체는 RSDL의 실제 피해자를 매년 1만∼1만5천명으로 추정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 등 중국인 활동가들뿐 아니라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캐나다인 마이클 스페이버 등 외국인들도 RSDL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RSDL을 통한 인권 침해는 심각하다.
비밀장소에 감금된 인사들은 가족이나 변호인과의 접촉이 거의 허용되지 않는다.
감금된 이들의 생활은 하루 24시간 통제된다.
감금 장소의 창문이 커튼으로 가려져 이들은 외부를 볼 수 없고, 내부에는 불이 항상 켜져 있다.
또 샤워가 거의 허용되지 않고 알 수 없는 약을 먹도록 강요받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문을 받으러 갈 때 외에는 감금 장소를 벗어날 수 없다.
중국 법률상 RSDL을 통한 감금은 6개월까지 허용되지만, 그 기간이 연장되기도 한다고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지적했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RSDL은 협박하거나 증언을 강요하는 도구로 쓰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 보고서에 관한 질문에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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