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화두로 던진 최태원…산업계 '넷제로' 시간표 앞당길까

입력 2021-06-23 16:48  

탄소중립 화두로 던진 최태원…산업계 '넷제로' 시간표 앞당길까
SK,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속도…2040년까지 그룹 탄소 배출량 85% 감축키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매년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영 화두를 제시해 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는 그룹 전반적으로 탄소중립(넷 제로)을 앞당길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도사'로 불리는 최 회장이 이 같은 화두를 던지며 향후 산업계 전반에서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질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향후 탄소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넷제로는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커져 결국에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앞서 최근 열린 '2021 P4G 서울정상회의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기업의 친환경 성장을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당시 기조 강연에서 "기업이 이윤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경영 활동을 해온 결과 지구 온난화와 같은 환경 문제를 일으켜 왔다"며 "기업은 친환경 전환을 위한 기술과 자원을 보유해 문제해결을 위한 주체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SK 최고경영자(CEO)들도 이에 공감하고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 이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SK머티리얼즈[036490]가 당장 2030년을 넷제로 목표 달성 시점으로 잡았으며, 계열사별로 조만간 넷제로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 등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SK그룹 계열사별로 ESG 경영의 일환으로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공동 결의를 계기로 탄소중립을 위한 발걸음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SK주식회사, SK텔레콤[017670], SK하이닉스[000660], SKC[011790],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8곳은 재생에너지로 전력 수요 100%를 대체한다는 'RE100'에 국내 최초로 가입했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발전된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약속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친환경 에너지와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으며,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 재순환을 목표로 핵심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올해 3월 국내 최초로 통신기술을 활용해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3G와 LTE 네트워크 장비 통합·업그레이드를 통해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53% 절감했다. 작년 말 환경부에서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탄소배출권 1천117t을 인정받았고 올해부터는 매년 약 1만t의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K E&S는 에너지기술연구원, ㈜씨이텍과 손잡고 LNG 발전의 친환경성을 높이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인 CCS(Carbon Capture & Storage)의 국산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은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기술로 부상 중이다.
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는 작년 말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관계사 역량을 결집해 2025년까지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2023년부터 약 3만t 규모 액화 수소를 생산하고, 2025년부터 친환경 청정수소 25만t을 추가로 생산하는 등 총 28만t 규모의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종전의 SK건설에서 친환경 의지를 담은 사명으로 변경했다. 오는 2023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신사업을 개발하고 기술혁신 기업과의 인수·합병(M&A)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SKC는 일본 벤처회사와 협력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친환경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SK는 작년 그룹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약 35%, 2040년까지 약 85%를 감축할 방침이다. 이는 SK가 탄소 감축 활동을 하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를 2030년까지 65%, 2040년까지 93%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라고 SK는 설명했다.
정유·석유화학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사업을 영위하는 SK그룹이 이처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에 속도를 내면서 산업계 전반의 탄소중립 시간표도 앞당겨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 SK그룹은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효성그룹과 함께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소기업협의체를 출범하기로 했다. 오는 9월 CEO 총회를 열어 수소기업협의체 출범을 공식화할 계획이며 정기 총회와 포럼 개최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수소 투자 촉진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수소 사회 구현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등 환경 문제는 위기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회"라며 "에너지의 메가 트렌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슈 선점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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