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오버투어리즘' 대응책…유명미술관 소장품 분산

입력 2021-06-24 09:50  

이탈리아 '오버투어리즘' 대응책…유명미술관 소장품 분산
피렌체 우피치미술관, 5개 도시에 대여…5년 내로 100곳에 분산배치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관광도시 피렌체가 올여름 본격적인 관광 재개를 준비하면서 '오버투어리즘' 대책을 내놨다.
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려 지역사회가 오히려 황폐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명 미술관의 소장품들을 주변 도시와 마을에 분산 배치하는 전략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와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피렌체의 세계적인 미술관인 우피치 미술관은 지난 22일 '우피치 디퓨지'라는 이름의 새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우피치 디퓨지'는 '분산된 우피치'라는 뜻으로, 우피치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들을 우선 피렌체가 자리한 토스카나지방의 산 고덴조, 포피, 몬테스페르톨리 등 다른 5개 소도시의 미술관에 대여하기로 했다.
이 중 두 개의 전시는 올해 서거 700주기를 맞은 이탈리아의 대문호 단테에 초점이 맞춰졌다.
단테가 유배생활을 한 토스카나의 소도시 산 고덴조는 15세기 르네상스 화가 안드레아 델 카스타뇨가 그린 단테의 대형 초상화를 우피치 미술관으로부터 대여받아 전시한다.
우피치 미술관의 아이케 슈미트 관장은 "우피치의 소장품을 분산 전시하는 것은 우리 소장품을 알리기 위한 것도 있지만 전시되는 도시 자체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우피치의 이번 프로젝트는 피렌체에 지나치게 관광객들이 몰리는 반면에 나머지 토스카나 지방 소도시들에는 관광객이 가지 않는 편중 문제를 해소하려는 차원이다.
슈미트 관장은 "수년 내로 한 도시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고 다른 도시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는 일이 없어지기를 바란다"면서 "토스카나 지역의 관광의 질을 혁신하고 보다 나은 균형점을 찾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소도시 5곳에서 먼저 전시가 진행된 뒤에는 장기적으로 토스카나 지방의 고성(古城)이나 수도원, 온천유적지 등 최대 100여 곳이 향후 5년간 우피치 소장품의 상설전시장으로 탈바꿈한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자 본격적인 관광 재개를 준비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유럽연합(EU) 역내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하는 디지털 코로나19 증명서, 이른바 '그린 패스' 도입을 승인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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