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가 심부전(heart failure)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 또는 기능 이상으로 심장의 좌심방에서 혈액을 받아 이를 전신에 펌프질해 내보내는 좌심실 기능에 이상이 생겨 체내의 모든 기관과 조직에 대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홍콩 대학 의대 중개 심장의학 전문의 유카이항 박사 연구팀이 2003~2015년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 8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적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4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스타틴을 복용한 심부전 환자는 복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암 발생률이 1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스타틴 복용을 시작한 지 10년이 된 환자는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3.8%로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5.2%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스타틴 복용 기간이 길수록 이러한 효과는 더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스타틴 복용 기간이 6년인 환자는 3개월~2년인 환자보다 절대적인 암 발생 위험이 22% 낮았다.
10년의 추적 조사 기간 심부전 환자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스타틴 복용자가 60.5%로 스타틴 비복용자의 78.8%보다 38% 낮았다.
심부전 환자는 5년 생존율이 1970년의 29%에서 2009년엔 60%로 크게 높아졌지만 이와 함께 암을 포함, 심부전 이외의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 연구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심부전은 염증 또는 유전적 요인 등에서 암과 진행경로를 공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 노스웰 헬스(Northwell Health) 암 연구소의 심장-종양 전문의 로버트 핼퍼린 박사는 스타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외에도 염증 감소 등 여러 가지 형태로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논평했다.
스타틴 치료의 득과 실을 저울질할 때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만이 아닌 다른 효과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이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