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계시별 요금제 개편…최대부하 시간대 저녁으로 이동

제주 계시별 요금제 개편…최대부하 시간대 저녁으로 이동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와 함께 9월부터 개편안 시행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9월부터 제주지역에 새로운 형태의 계절별·시간별(계시별) 요금제가 적용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점을 고려해 최대부하 시간대를 낮에서 저녁으로 옮긴 것이 골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5일 제주지역 계시별 요금제 관련 시간대 구분기준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계시별 요금제는 하루 중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높은 요금 단가를, 전력수요가 낮은 시간대에는 낮은 요금 단가를 적용해 사용자 스스로 적은 비용으로 전력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1977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여건 변화에 따라 계시별 구분기준을 변경해가면서 전국 산업용·일반용 등 대용량 사용자에게 일괄 적용하고 있다.
이번에 구분기준을 개편한 것은 제주지역에서 최근 수년 새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전력 순부하 형태가 육지지역과 현저히 다르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의 작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출력 비중은 16.2%이며, 순부하는 총 부하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뺀 값이다.
제주지역의 경우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는 전력수요의 상당 부분을 태양광 발전이 부담한다.
이에 따라 낮 시간대 순부하는 감소하고, 순부하가 최대인 시간대는 일몰 후 저녁으로 이동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등 태양광 발전량 비중이 높은 지역의 전형적 특징인 '덕커브'(Duck Curve) 형태가 나타난 것이다. 덕커브는 일출과 일몰 사이 태양광 발전량 증가로 순부하가 급감해 나타나는 오리 모양의 부하 곡선이다.

이에 정부는 전국에 일괄 적용하던 계시별 요금제 시간대 구분을 제주에 한해 지역 순부하 형태에 맞게 개편하기로 했다.
최대부하 시간대는 순부하가 높은 저녁 시간대(16∼22시)로 옮기고 경부하는 기존과 유사한 22∼8시로 하며, 그 외 시간을 중간부하(8∼16시)로 설정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존 시간대 구분기준에 비해 시간대를 단순화하고 모든 계절에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했다"며 "계시별 요금제 사용자가 쉽게 인지하고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개편은 사전 제도안내, 전력량계 설정, 전산시스템 보완 등을 거쳐 9월 1일부터 제주지역에서 시행된다.
당초 7월부터 제주지역에 전국 최초로 도입하려던 주택용 계시별 선택요금제도 시간대 구분이 조정돼 9월 1일부터 시행된다.
정부가 작년 말 발표했던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전력량요금 단가 초안과 비교해 최대부하(수요시간), 경부하(기타시간)는 유지하고 중간부하 단가를 추가했다.
개편 내용은 기존의 계시별 요금제 사용자(제주 전기사용자의 약 3.6%)에 의무 적용되며, 주택용 계시별 선택요금제는 희망자에게만 적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주지역 맞춤형 시간대 변경과 주택용 계시별 선택요금제 도입으로 발전량이 충분한 낮으로의 수요이전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며 "전력설비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전기사용자의 요금 선택권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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