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항구서 출항…미접종자는 별도숙소·마스크 의무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크루즈 여행이 15개월 만에 재개됐다.
미국 CNN방송은 26일(현지시간) 셀레브리티 크루즈사가 운영하는 선박 '셀레브리티 에지'호가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의 에버글레이즈 항을 이날 오후 출항했다고 보도했다.
이 크루즈는 7일간 항해하며 멕시코와 바하마를 경유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유료 승객을 태운 여행용 대형 크루즈가 정식으로 출항하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초부터 미국에서 소형 크루즈는 운항을 일부 재개했지만 탑승자가 250명 이상인 대형 여객선이 항행을 다시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여행에서 셀레브리티 에지호는 수용 가능 인원의 40%인 1천100여명만 받았다. 운영사 측은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탑승 인원을 제한할 방침이다.
승무원 전원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고 탑승객도 95% 이상이 접종을 마쳤다.
이는 승무원과 승객의 95% 이상이 백신을 맞았거나 해당 선박이 사전에 모의 여행을 해야만 유료 승객을 태우고 여행할 수 있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에 따른 것이다.
워싱턴DC에서 왔다는 승객 티나 카터는 "너무 신이 나서 방금까지 텀블링을 했다"면서 "크루즈에 다시 탈 수 있게 돼서 정말 좋다. 이만한 게 없다"고 기뻐했다.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를 알리길 거부하는 승객은 별도 숙소에 배정됐고 선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들 가운데 16세 이상은 여행 중 자비로 추가 코로나19 검사도 받아야 한다.
이 외에도 뷔페 서비스 이용 시 승객이 이동하지 않고 승무원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식사하게 된다.
의료 시설도 증설해 환자 33명 규모의 의무실과 4명을 치료할 수 있는 응급병실이 마련됐다.
최근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확산세가 완화하며 방역 당국은 크루즈 여행 제한 지침을 서서히 완화했다.
하지만 플로리다주 정부는 CDC가 크루즈 여행업계에만 유독 엄격히 제한한다며 반발했고, 지난 4월 크루즈 여행과 관련한 모든 제한 지침을 해제하라며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지난 18일 플로리다 주정부가 승소하는 법원 결정이 나왔으나 법원은 일단 다음 달 18일까지 해당 결정의 집행을 유예하고 CDC에 다음 달 2일까지 제한을 더 풀라고 한 상태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