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현재 백신, 베타 변이 중화 능력 떨어져"

입력 2021-06-2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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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구진 "현재 백신, 베타 변이 중화 능력 떨어져"
알파 변이엔 '효과 유지', 델타 변이는 '연구 중'
베타 변이, 스파이크 RBD·NTD에 돌연변이 집중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최근 변이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현재 접종 중인 백신으로 막기 어려운 거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영국발 알파 변이와 남아공발 베타 변이의 돌연변이 위치, 백신 무력화 정도 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현재의 백신이 생성하는 항체의 중화 효과가 베타 변이(B.1.351)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배종일 가능성은 낮지만 알파 변이에 대해선 현재 백신이 효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Boston Children's Hospital)의 천 빙(Bing Chen) 분자 의학 박사 연구팀이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천 박사팀은 코로나 변이와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괄목할 만한 연구 결과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로 숙주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지금까지 개발된 백신은 대부분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의 결합을 차단하게 디자인됐다.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 백신 효과가 잠정적으로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천 빙 박사팀은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으로 알파, 베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야생형 코로나의 그것과 비교했다.
베타 변이의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의 RBD, NTD 등 영역에서 표면 형태가 많이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의 중화 항체는 베타 변이와 결합하는 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베타 변이가 백신을 맞은 접종자의 면역계도 피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RBD는 ACE2와 직접 결합하는 부위여서 처음부터 면역계의 주요 표적으로 꼽혔다.
그런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회복 환자의 항체 중 84%가 RBD 이외 영역에 작용하고 그 다수는 NTD를 겨냥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연구진/ 5월 4일, 저널 '사이언스' 논문)
천 박사는 "백신 접종으로 생성되는 항체의 중화 효과는 돌연변이로 약해질 수 있다"라면서 "베타 변이의 경우 어느 정도(somewhat) 백신에 저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유전자 시퀀스(염기서열)가 반영된 부스터 백신이 이 변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런데 베타 변이에 생긴 돌연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ACE2 결합 효율성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는 베타 변이의 전염력이 알파 변이보다 약하다는 걸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알파 변이(B.1.1.7)의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의 아미노산 하나가 바뀐 돌연변이로 인해 ACE2 결합력(감염력)이 강해졌다.
하지만 현재의 백신이 만드는 항체로 알파 변이는 중화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변이의 위협이 확연히 커지려면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다행히 알파 변이와 베타 변이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연구팀은 지적한다.
그 세 가지는 더 쉽게 퍼지고, 백신을 맞은 사람이나 감염 후 회복한 사람의 면역계를 회피하고, 더 심한 감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가장 위협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인도발 델타 변이(B.1.617.2)에 대해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천 박사팀은 델타 변이와 브라질발 감마 변이 등 나머지 '주요 변이'(variants of concern)의 돌연변이 연구 결과를 가까운 장래에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돌연변이 조합형' 변이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연구팀의 잠정적 결론이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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