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부족한 나라들에 백신을 제공하며 공격적인 백신 외교를 펴왔지만 자국산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곤혹한 처지가 됐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중국 백신을 긴급사용 승인 목록에 올렸다. 이는 중국 백신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충분히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에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드러낸데 대한 반박이다.
드라기 총리는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중국산 백신으로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대응에 충분치 않다. 이는 칠레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노백(커싱·科興)의 백신을 주로 사용하는 칠레는 전체 인구 1천900만 명 가운데 2차 접종까지 마친 인구가 50%에 달한다. 영국·이스라엘 등과 함께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도 하루 5천 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며 바이러스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당국의 성급한 봉쇄 해제 등과 더불어 시노백 백신의 낮은 예방 효과도 하나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의 왕 대변인은 "중국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가가 적지 않다. 일부 국가에서는 조사 결과 중국 백신에 대한 신뢰가 높다"면서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제공하는데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매우 중시한다. 중국의 백신 연구개발기업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전력을 다하며 국제 협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 가운데 시노팜에 이어 시노백도 지난 1일 WHO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지난 23일 칠레를 비롯해 몽골과 바레인, 세이셸, 칠레 등 접종률이 세계 정상급인 나라들이 최근 일주일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많이 발생한 10개국 안에 포함됐다면서,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중국 시노팜(중국의약그룹)과 시노백의 백신을 대거 접종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산 백신의 예방 효과는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 등의 백신과 비교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팜과 시노백은 백신 예방효과가 각각 78%와 51%라고 발표했지만, 임상시험과 관련한 세부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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