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간 이론으로만 존재해온 새 초신성 유형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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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 40여년간 이론으로만 존재해온 초신성(supernova) 유형이 실제 사례로 처음 입증됐다.
이는 1054년에 한낮에도 23일간 관측되고 밤에는 2년 가까이 빛 난 것으로 세계 곳곳의 고문헌에 남아있는 현상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 '라스 쿰브레스 천문대'(LCO)와 외신 등에 따르면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의 박사과정 대학원생 히라마쓰 다이치가 이끄는 연구팀은 초신성 'SN 2018zd'가 1980년에 제시된 '전자포획 초신성'의 첫 실증 사례라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을 통해 발표했다.
SN 2018zd는 약 3천100만 광년 떨어진 NGC 2146 은하에서 2018년에 포착된 초신성으로, 연구팀은 허블 우주망원경과 LCO 망원경 등이 초신성으로 폭발하기 전에 포착한 이미지부터 분석해 이론으로만 존재해온 새 유형의 초신성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초신성은 항성이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폭발하면서 일시적으로 매우 밝게 빛나는 것으로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태양 질량의 최대 8배가 안 되는 별이 재만 남은 백색왜성이 된 뒤 동반 별로부터 물질을 얻어 폭발하는 핵융합형 초신성과, 태양의 10배가 넘는 질량을 가진 대형 별이 연료를 모두 태우고 철로 된 심(core)이 중력으로 붕괴해 폭발하면서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되는 심붕괴형 초신성이 그것이다.
일본 도쿄대학 노모토 겐이치 교수는 두 유형의 초신성 사이에 제3의 유형으로, 핵융합을 멈춘 심의 산소와 네온, 마그네슘 등의 전자가 '전자포획'으로 부르는 과정을 통해 원자핵 안으로 유입되면서 심붕괴를 일으키는 초신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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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형태의 초신성은 태양의 8~10배의 질량을 가진 항성의 마지막 진화 단계 '초점근거성렬'(SAGB) 항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사례는 발견되지 않다가 SN 2018zd에서 처음 확인됐다.
SN 2018zd는 기존 두 유형의 초신성과는 다른 특성을 보였으며 일부는 초신성에서는 처음 관측되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출간된 초신성 관련 모든 자료를 검색해 몇몇 초신성이 전자포획 초신성의 6개 기준 일부를 충족하기는 했지만, 폭발 전 SAGB 특성을 분명하게 보이고 질량을 대거 상실하는 등의 모든 기준에 부합하는 것은 SN 2018zd가 유일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전자포획 초신성이 이론을 넘어 실제 사례로 입증됨에 따라 1054년 우리 은하에서 발생한 초신성(SN 1054)을 둘러싼 미스터리도 풀렸다.
'게 성운'(Crab Nebula)을 남긴 이 초신성은 전자포획 초신성의 가장 유력한 후보였지만 약 1천년 전에 발생한 것이라 추정만 해오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확실성이 높아졌다.
또 대낮에도 관측될 정도로 밝았던 것은 SN 2018zd에서 관측된 것과 마찬가지로 초신성 전 별에서 떨어져 나온 물질이 초신성 분출물과 충돌하면서 광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노모토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나와 동료들이 40년 전 존재할 것으로 예측하고 게 성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본 전자포획 초신성이 마침내 실제로 확인돼 매우 기쁘다"면서 "이론과 관측이 어우러진 훌륭한 사례"라고 했다.
라스 쿰브레스 천문대 소속 과학자이자 히라마쓰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인 앤드루 하월은 "새로운 천체물리학 대상을 발견하면 '로제타석'이라는 용어를 자주 쓰는데, 이번 결과야말로 딱 들어맞는 말"이라면서 "SN 2018zd는 세계 곳곳의 1천년 전 기록 해독을 돕고, 우리가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게 성운과 현대적 기록을 갖게 된 이 초신성을 연결해 줬다"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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