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도 현지직원 확진…선교사 환자 병실 못구해 '발동동'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델타 변이가 주도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감염 파동 속에 사망자가 6만 명을 넘어섰다.
남아공 주재 한국대사관(대사 박철주)도 현지 직원 감염으로 일시 폐쇄하고 주재원과 교민 중에도 확진자가 속속 나오고 있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는 28일(현지시간) 트위터로 지난 24시간 기준 138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해 누적 사망자가 6만38명이 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2천222명으로 전체 누적 확진자는 194만1천119명에 달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코로나19 타격임 심한 남아공의 현재 양성 판정률은 28.3%이다.
수도권인 하우텡주가 3차 감염의 진원지가 된 가운데 경제 중심 요하네스버그와 수도 프리토리아에 사는 교민들의 감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의 한 한국 선교사 부부는 남편이 두통, 오한, 고열 등 코로나19 유사 증상으로 열흘을 훌쩍 넘게 고통스러워하는 가운데 병실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심장 질환이 있는 남편 선교사는 앞선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와 검사를 다시 받으려 하고 있고, 아내 선교사는 이미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내 선교사는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립병원은 시설이 너무 열악해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사립병원을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데 병실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들 부부는 에어앰뷸런스를 통해 한국 귀국 치료를 알아봤으나 비용이 너무 비싸고 서류도 복잡하다고 해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주재 한국 대기업들도 주재원 일부가 확진되거나 현지 직원의 감염이 잇따라 속속 사무실을 폐쇄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주재원을 포함해 전원이 재택근무 중이고, 현재 상반기 결산을 위해 필수직원만 사무실에서 근무 중인 LG도 7월 1일부터는 아예 '셧다운'(사무실 폐쇄)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대사관은 현지 직원 감염으로 28∼29일 이틀간 폐쇄했다가 약 40명에 달하는 직원 및 용역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전수 검사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30일부터 문을 다시 열 예정이나 현 4단계 봉쇄령 기간에는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만 개관할 예정이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선진 경제권임에도 불구하고 백신 공급난에 5천900만 인구 가운데 1회 백신 접종자는 300만 명이 채 안 된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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