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두달 전에도 "대규모 보수필요" 경고음

입력 2021-06-30 01:24   수정 2021-06-30 14:07

美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두달 전에도 "대규모 보수필요" 경고음
"콘크리트 악화 가속"…2018년 점검때보다 비용 훨씬 큰 보수작업 추진
붕괴 전에도 침수 고질적 문제…참사 당일에도 지하주차장에 물 들어차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지난 24일(현지시간) 무너진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의 아파트가 몇 년 간 상태가 악화했고, 이로 인해 2018년 점검 때보다 더 많은 1천500만 달러의 보수를 추진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NBC, CNN방송에 따르면 붕괴한 아파트인 챔플레인타워 사우스의 주민위원회 위원장 장 워드니키는 지난 4월 9일 아파트 소유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콘크리트 악화가 가속하고 있다"면서 그 손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서한은 건물 상태가 2018년 점검 때보다 더 나빠졌고 보수 비용이 애초 견적을 받은 900만 달러보다 훨씬 더 많은 1천500만 달러에 달한다며 주민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발송됐다.
2018년 구조공학 기업인 '모라비토 컨설턴츠'의 점검 보고서는 콘크리트 부식 부위를 신속하게 보수해야 하고, 특히 수영장 상판(deck) 아래 방수제, 그 밑에 있는 콘크리트 슬래브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다.
워드니키는 지하 주차장처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손상은 애초 점검 이후 훨씬 더 악화했고, 지붕의 상황도 훨씬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콘크리트가 부서지고 금이 간 것은 이를 지탱하는 강철봉이 표면 아래에서 녹슬고 악화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또 "2018년 보고서에 있던 애초 작업 범위가 확장됐다", "새로운 문제점들이 발견됐고 비용은 해마다 올라간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소유주들은 아파트 크기에 따라 8만 달러에서 33만 달러의 보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후 소유자들은 이 보수작업 비용을 승인했고, 7월 1일까지 이 비용을 선불로 내거나 15년간 매월 나눠서 지급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게 돼 있었다.
결과적으로 2018년 보고서가 나온 몇 년 후에야 애초보다 훨씬 더 많은 보수 비용을 대고 수리 작업에 나서기로 했지만, 보수가 완료되기 전에 건물이 무너진 것이다.
이에 대해 주민위원회는 전염병 대유행이 발생한 데다 경쟁입찰 준비에 시간이 걸려 보수 개시가 늦어졌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아파트 주차장이 붕괴 전에도 누수나 침수된 경우가 많았다면서 물이 참사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이 아파트 관리를 감독한 윌리엄 에스피노자는 지역방송 인터뷰에서 바닷물이, 특히 만조 때 건물의 기초에 스며들어 두 대의 펌프를 이용해 퍼내곤 했다고 증언했다.
때때로 지하 주차장 바닥 전체에 1~2피트(30~60cm)의 물이 차기도 했고, 이를 수년간 아파트 관리자에게 알렸지만 아무런 조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헨리 코프먼 미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는 계속된 주차장 침수가 붕괴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면서 방수 미비로 콘크리트에 스며든 물이 철근 손상을 초래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일부 목격자들은 건물 붕괴 직전 주차장이 침수된 것을 봤다고 증언하고 있다. 침수 때문에 사고 당일 최소 한 대의 차량을 주차장에서 빼내야 했다는 진술도 있다.
익명의 수영장 건설업자는 지역 신문에 건물 붕괴 36시간 전 수영장 보수를 위해 이 아파트를 방문했다가 주차장에 들어찬 물과 금 간 콘크리트, 콘크리트 보강용 강철봉 부식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건물 붕괴 당일 구조 소방대원들이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요원들이 정강이까지 물이 찬 지하 주차장에서 생존자를 수색하는 장면이 찍혀 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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