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우리 규정 안 따라"…갈아타기 운동 벌어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트위터가 영토분쟁 지역인 인도령 카슈미르가 빠진 인도 지도를 올리는 바람에 경찰 수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30일 인디아투데이 등에 따르면 트위터가 자사 직원 채용 등을 위한 사이트 '트윕 라이프'(Tweep Life)에 올린 지도에 카슈미르 지역 잠무-카슈미르, 라다크가 인도령에서 빠져있다는 사실이 28일부터 알려져 논란이 됐다.
트윕(Tweep)은 트위터 임직원을 뜻하는데, 트위터는 세계 지도에 트윕 활동 지역을 표시했다.
문제는 인도 영토를 짙은 파랑으로 표시하면서, 파키스탄·중국 국경과 접한 카슈미르 지역을 포함하지 않은 점이다.
카슈미르는 인도·파키스탄·중국이 영유권 다툼을 벌여온 지역이다.
인도는 이 지역을 두고 2019년 2월 파키스탄과 무력 충돌을 벌인 뒤 같은 해 8월 5일 잠무-카슈미르주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계엄령을 발동했다.
이어 해당 지역을 '잠무-카슈미르'와 중국 국경 지역인 '라다크'로 분리한 뒤 연방 직할 영토로 규정했다.
카슈미르는 인도에서 유일하게 힌두교가 아닌 이슬람 신자가 다수인 곳으로, 1989년부터 독립이나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주장하는 반군 활동이 계속됐다.
이렇게 예민한 지역이다 보니, 인도인들은 트위터의 지도 오류에 비판을 쏟아냈다.
트위터는 논란이 제기되자마자 해당 지도를 삭제했지만, 우타르프라데시주 경찰은 힌두교 민족주의단체의 문제 제기에 따라 트위터 인도 사무소 대표 등 책임자 두 명을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힌두교 단체 관계자는 "트위터는 인도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경찰은 "트위터 대표 등 2명을 IT(정보기술)법 위반 혐의와 공공의 피해를 초래한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인도 정부가 최근 도입한 IT규정에 저항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새 규정에 따르면 SNS 업체는 인도 정부의 법적 요청이 있으면 관련 콘텐츠를 36시간 이내에 삭제해야 하고, 불법 메시지와 관련해서는 최초 작성자의 신원을 정부에 제공해야 한다.
이 규정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트위터는 규정 준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트위터는 왜 인도에서 사업하면서 인도법 따르기를 주저하느냐"고 공개 비판했다.
인도 정부는 앞서 트위터 등을 통해 농민 시위 지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패 지적 등 반정부 여론이 형성되자 메시지 삭제 등을 요구해왔고 트위터는 이를 소극적으로 수용해 마찰을 빚어왔다.
올해 2월부터 일부 정치인들은 "이번 기회에 트위터에서 탈퇴하고, 인도 기업이 만든 쿠(Koo)앱으로 옮겨가자"고 온라인 팔로워들에게 촉구하면서 갈아타기 운동이 벌어졌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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