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즐리 사무총장 G20 개발장관회의서 밝혀…"6∼9개월 내 해결해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전 세계적으로 4천만 명 이상이 식량 부족에 따른 기근 위기에 처한 것으로 세계식량계획(WFP)이 추산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도시 브린디시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개발장관회의 인도적 지원 행사에서 43개국 4천100만 명이 기근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이들을 도우려면 당장 60억 달러(약 6조7천710억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마다가스카르·남수단·예멘 등을 기근 위기 국가로 분류했으며, 나이지리아·부르키나파소 등의 상황에도 큰 우려를 표시했다.
이들 국가의 심각한 식량 부족 현상은 대체로 지역적 분쟁과 기후변화, 경제 위기 등에 그 원인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작년 초부터 1년 넘게 지속하는 코로나19 사태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비즐리 사무총장은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들의 시급한 상황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향후 6∼9개월 이내에 엄청난 규모의 전례 없는 기근, 국가적 불안정, 집단 이주 사태 등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9∼30일 이틀 일정으로 진행된 G20 외교·개발장관회의에서는 식량 위기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논의됐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G20 차원의 추진 방향을 담은 '마테라 선언'이 채택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대신 최종문 2차관이 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지원 경험을 공유했다.
최 차관은 식량 안보를 주제로 한 회의에서 식량 교역에 불합리한 제한 조치를 부과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한 뒤 기후변화 대응과 분쟁 해소 노력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전 세계 식량 불안정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는 한편 '식량 연합'(Food Coalition) 가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량 연합은 식량 위기국의 코로나19 대응·회복을 돕고자 이탈리아 정부와 식량농업기구(FAO) 주도 아래 작년 11월 출범한 협의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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