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LMC 전망치 적용시 계속기업가치가 더 높아" 유리하게 해석
정용원 관리인 "M&A 성공 확신"…1조원 인수대금 고려하면 매각 흥행은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기업 회생 절차를 밟는 쌍용차[003620]의 청산가치는 9천820억원으로 조사됐다.
쌍용차가 유지될 경우의 미래 수익을 따진 계속기업가치는 6천200억원으로 청산가치보다 낮은 것으로 결론내려졌으나, 자동차 시장 전망에 따라서는 1조4천억원대까지도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법원 조사위원의 보고에 따르면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약 9천820억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날 조사위원인 EY한영회계법인과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각각 조사보고서와 관리인 보고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쌍용차는 EY한영회계법인이 보고서에서 회사의 계속기업가치를 평가하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시장 조사 기관인 LMC 오토모티브와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자동차 시장 전망치를 각각 적용해 2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IHS의 전망치를 적용할 경우 계속기업가치는 약 6천200억원으로 청산가치가 3천620억원가량 더 높게 나왔다. 이는 IHS가 2027년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점유율이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반면 향후 SUV가 꾸준히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 LMC의 전망치를 적용하자 쌍용차의 계속기업가치는 약 1조4천350억원으로, 청산가치를 오히려 4천530억원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쌍용차는 전했다.
쌍용차는 "특히 보고서는 청산 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나 채무자의 잠재력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할 경우 기업가치는 추정된 수치를 초과할 수 있으며,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인수자의 사업 계획으로 시너지가 발생해 기업가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쌍용차의 설명과 달리 실제 조사보고서는 IHS 전망치를 토대로 작성됐으며 쌍용차의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가 시나리오 2가지 중 하나라고 밝힌 LMC 전망치를 토대로 한 수치는 일종의 참고용으로 보고서에 첨부된 자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가 이미 회생계획 인가 전 M&A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의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누차 강조했음에도 협력업체 등 시장의 우려가 지속되자 조사보고서 내용을 다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용원 관리인은 "현재 매각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과 함께 다수의 인수희망자와 접촉하고 있어 M&A의 성공을 확신한다"며 "M&A 이외에도 자구계획을 포함한 다양한 회생 방안을 검토·실행하고 있어 반드시 기업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와 한영회계법인은 이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를 접수한다.
종전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 외에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와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인수 의향을 내비친 상태다.
공익 채권(약 3천900억원)과 이후 투자비용 등을 포함하면 실제 필요한 인수 대금은 8천억∼1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데다 인수 후보의 자금 동원력 등을 고려하면 매각의 흥행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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