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거품 논란에 보름 만에 증권신고서 정정…"'배그' 관련 매출이 전체 96.7%"
상장 후 국내 게임사 중 기업 가치 1위 등극 가능성은 상존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상장 추진 과정에서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싸인 크래프톤이 결국 몸을 낮췄다.
1일 크래프톤이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가액 산정 기준으로 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263750] 등 4곳이 비교 기업으로 선정됐다.
애초 지난 16일 첫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크래프톤은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 등을 비교 기업으로 제시했다.
게임을 배경으로 한 단편영화를 만들거나 캐릭터 사업을 하는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을 하기에 이들 기업과 비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히트작이 '배틀그라운드' 1개에 불과한 회사를 세계 IP 시장을 주름잡는 디즈니와 워너뮤직에 비교한 것 자체가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정 신고서에서는 디즈니와 워너뮤직은 물론 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레트로닉 아츠 등 굴지의 글로벌 게임 기업이 비교 대상에서 빠지고 기존에 있던 엔씨소프트·넷마블에 카카오게임즈[293490]와 펄어비스가 추가됐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및 '눈물을 마시는 새' 등 IP를 바탕으로 게임을 넘어 영화·음악·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 사업 초기단계인 관계로 관련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금번 비교회사 선정 시 제외했다"고 밝혔다.
또 자사의 확실한 수입원이 '배틀그라운드' 하나뿐인 '원히트원더'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투자 위험과 관련해 "2021년 1분기 영업수익(매출) 중 96.7%가 '배틀그라운드'와 관련해 발생하고 있다"며 "'배틀그라운드' 영업수익이 감소할 경우 당사의 사업, 재무 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기재했다.
크래프톤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 공모 희망가를 애초 제시한 45만8천원∼55만7천원에서 40만원∼49만8천원으로 내렸고, 이에 따라 희망 공모가액 기준 시가총액도 19조5천590억원~24조3천510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사 중 기업 가치 1위에 오를 가능성은 여전하다.
대개 대형 공모주의 공모가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된 점에 미뤄보면 크래프톤이 상장 후 국내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036570](18조원)는 물론이고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한 넥슨(약 22조원)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여지는 충분하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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