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경고한 날…미일, 중국 문 앞에서 미사일 훈련

입력 2021-07-01 21:28   수정 2021-07-02 17:21

시진핑이 경고한 날…미일, 중국 문 앞에서 미사일 훈련
동중국해-태평양 연결 목에서 대공 전투 가정한 연합 작전
시진핑 "괴롭히면 용납 안한다…머리 깨져 피가 흐를 것" 경고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이 창당 100주년 행사를 열고 미국과의 대결 자세를 선명하게 한 날 미국과 일본은 중국이 태평양에 진출하는 길목에서 미사일을 동원해 연합 훈련을 벌였다.
미국 육군과 일본 육상자위대는 1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에서 대공 전투 상황을 가정한 연합 훈련을 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 부대는 이날 오후 아마미 주둔지에서 육상자위대의 03식 지대공 미사일과 미군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 부대의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적 항공기나 미사일을 요격하는 절차를 확인하는 작전을 펼쳤다.
미군 PAC3 부대는 통상 오키나와(沖繩)현 가데나(嘉手納) 기지를 거점으로 활동하지만 이날 처음으로 아마미오시마에서 PAC3를 전개했다.
아마미오시마는 오키나와와 규슈섬 사이에 위치하며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에 있다.
이날 작전은 미일 정례 연합 훈련인 '오리엔트 실드'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나 중국 공산당 행사와 맞물려 미일 양국과 중국이 기 싸움을 하는 양상을 연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에서 "그 어떠한 외국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하는 것을 중국 인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누가 이런 망상을 하면 14억 중국 인민들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경고를 했는데 미국은 일본과 손잡고 중국의 대문 앞에서 무기를 동원해 시위한 셈이다.
이날 훈련에서 조엘 바울 주일미육군사령관은 "이 지역은 적대 세력과 매우 긴박한 상황"이라며 "유사(有事·전쟁이나 재해 등 긴급상황이 벌어지는 것) 방위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중국을 염두에 둔 견제 메시지를 던졌다.
요시다 요시히데(吉田圭秀) 일본 육상막료장(육군 참모총장격)은 이날 훈련이 특정 국가를 가정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중국에 강한 우려를 느낀다"는 뜻을 표명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훈련이 규슈(九州)와 대만 사이에 활 모양으로 펼쳐진 섬들인 난세이(南西)제도에도 미일 양국 미사일 부대의 공동 운용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었으며 중국에 대한 억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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