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늑대' 소행 추정…주권반환일 경찰 공격은 처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과 홍콩 주권반환 24주년 기념일이 겹친 지난 1일 홍콩에서 경찰이 피습으로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최소 20명이 공격적 무기 소지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2일 동망(東網) 등 홍콩 매체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께 홍콩 도심 번화가 코즈웨이베이에서 50세 남성이 한 경찰에게 다가가더니 갑자기 흉기로 찔렀다.
홍콩 경찰은 이 남성이 '외로운 늑대'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범행을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규정했다.
외로운 늑대는 단독으로 행동하는 테러리스트를 뜻한다.
흉기에 깊게 찔린 28세의 경찰관은 중태이며, 현장에서 붙잡힌 용의자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7년 7월 1일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것을 기념하는 주권반환일에 이같은 공격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라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용의자가 경찰을 공격하는 모습은 당시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이 촬영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갔다.
전날 홍콩 경찰은 모든 집회를 불허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력의 3분의 1인 1만명을 시 전역에 배치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도심 여러 곳의 진입이 통제됐으며 경찰 물대포와 장갑차가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범행이 발생한 코즈웨이베이에는 특히 많은 경찰이 배치돼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검문 검색을 펼쳤으며, 정치사범 석방 등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부스 설치를 막았다.
경찰은 최소 20명을 공격적 무기와 선동적인 인쇄물 배포 혐의로 체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 혐의로 19명에게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저지에 시민단체들은 자리를 옮겨다니며 시민에 정치사범 석방을 촉구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서명을 받았다.
홍콩에서는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이 2003년부터 매년 주권반환일에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가두행진을 주최해왔다.
당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해당 행사를 불허한 지난해에도 수천명의 시민이 이를 무시하고 행진과 집회를 펼쳤다.
지난해는 특히 주권반환일 전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발효되면서 시위대의 반감이 컸다.
그러나 올해는 민간인권전선이 대표의 구속으로 18년 만에 처음으로 행사를 주최하지 않고, 경찰이 사람들의 집합을 원천 봉쇄하면서 지난해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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