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사 '인종 정체성' 교육에 반기…"외려 증오·분열 조장"

입력 2021-07-02 10:28  

미 교사 '인종 정체성' 교육에 반기…"외려 증오·분열 조장"
시카고 교사, 교육청 상대 위헌 소송…"백인 역차별·적대적 환경 조성"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인종을 의식하게 하는 훈련과 교육 정책, 커리큘럼은 개인에게 상대의 피부색을 먼저 보게끔 하고, 다른 인종 집단 간 대립을 조장한다."
미국 시카고 교외도시의 한 중학교 교사가 '인종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학교 정책과 교육 전략이 백인에 대한 역차별 및 적대적 사회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소속 교육청을 상대로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고 시카고 언론이 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송의 주인공은 시카고 북부 에반스톤과 스코키를 관할하는 일리노이 65학군 소속 19년 경력의 드라마 교사 스테이시 디마다.
디마는 지난달 30일 시카고 연방법원에 낸 소장에서 "교육청이 교사 직무 연수 시간을 백인을 분리하고 비난하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백인은 생래적으로 인종차별적이며 특권을 누리고 있다'면서 이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도록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또 "인종적 정체성을 강조하고, 인종 간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한다고 가르치고, 분열적인 고정관념을 영속화하는 교육은 교사와 학생을 피부색에 따라 서로 대립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개인의 정체성이 피부색에서 비롯된다고 가르친다. 서로 반감을 갖게 하고 인종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고 덧붙였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에 대해 "인종차별과 불평등을 다루는 교육 전략에 반발해 제기된 잇단 소송의 최신판"이라며 "이 전략은 종종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이라는 부정확한 라벨로 뭉뚱그려 일컬어진다"고 전했다.
비판적 인종 이론은 미국 내 인종 차별 문제는 개인의 편견보다는 사회 및 법률 차원의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하는 교육 이론으로, 보수 진영에서는 이를 반(反)백인 정서를 부추기며 미국의 역사를 부정할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급진 성향의 동네에 위치한 65학군은 웹사이트에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학습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인종적·문화적 편견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혀놓았다.
이 학군에는 유치원 과정부터 8학년(한국 중2)까지 약 8천 명의 학생과 교직원 1천400여 명이 속해있다.
디마는 소장에서 "65학군의 형평성 추구는 또 다른 차별을 향해 있다. 인종차별은 백인들만의 횡포이고 나머지는 모두 피해자라는 식으로 교육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종차별 방지 교육을 통해 교사들에게 '비백인이 인종적으로 덜 억압적'이라는 사실을 수긍하도록 강요했고, 반대 의견을 내거나 의문을 던지면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히고 공격받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인종별 교직원 회의, 인종에 기반을 둔 정책 등으로 역차별받고 적대적인 업무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며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며 차별적인 교육청 운영에 법원이 제동을 걸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 측 대리는 조지아주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 '사우스이스턴 법률재단'(Southeastern Legal Foundation)이 맡았다. 조지아주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공립학교에서 소위 '비판적 인종 이론' 교육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승인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소송의 피고인 65학군 측은 "아직 소장을 보지 못했다"며 코멘트를 거부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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