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 합의안 나왔다…삼전·SK하이닉스 대상

입력 2021-07-02 10:34   수정 2021-07-02 10:56

디지털세 합의안 나왔다…삼전·SK하이닉스 대상
최소 15% 이상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
10월 G20 정상회의서 최종 합의 거쳐 2023년 발효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김다혜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제사회가 추진하는 디지털세 과세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최소 15% 이상인 글로벌 최저한세율도 도입된다.
기획재정부는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의 디지털세 합의안을 발표했다.
다만 IF 139개국 중 9개국은 여전히 합의안에 반대하는 상황으로, 최종 합의안은 오는 10월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를 거쳐 2023년 발효를 목표로 한다.

◇ 2023년부터 매출 27조↑·이익률 10%↑ 대기업 대상 디지털세
디지털세 과세 논의는 크게 필라(Pillar)1과 필라2의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필라1은 규모가 크고 이익률이 높은 다국적 기업들이 본국뿐 아니라 시장 소재지국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는 글로벌 다국적 대기업들이 실제로 서비스를 공급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국가에도 세금을 내도록 과세권을 배분하겠다는 취지다.
합의안은 연간 기준 연결매출액 200억유로(27조원), 이익률 10% 기준을 충족하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 100여곳으로 과세 대상을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이익 중 통상이익률 10%를 넘는 초과이익의 20∼30%에 해당하는 이익에 대해 시장소재국들에 과세권을 준다.
A 기업의 이익률이 15%라고 가정할 경우 기준치를 웃도는 초과이익 5%분의 20~30%를 시장소재국들이 배분지표에 따라 나눠 과세하는 방식이다.
단, 채굴업과 규제 대상 금융업 등 일부 업종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과세권 관련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의무적·강제적 분쟁 해결 절차를 진행한다.
대신 유럽 국가들이 도입하거나 도입하려는 디지털서비스세 등 유사한 과세는 폐지해야 한다.
필라2는 연결매출액이 7억5천만유로(1조1천억원) 이상인 다국적 기업에 대한 최소 15% 이상의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을 골자로 한다.
기업이 자국에 본사를 두고 세율이 낮은 다른 나라에 자회사를 두어 조세 부담을 회피하는 경우 자국에서 추가로 세금을 걷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최저한세율이 15%고 저세율 국가의 실효세율 부담이 10%라면 미달 세액인 5%만큼을 본사(최종 모회사)가 있는 자국에서 추가로 과세하는 식이다.
단, 급여비용 등 실질 사업활동 지표의 일정부분은 과세 대상에서 빼주기로 했다.
정부기관이나 국제기구, 비영리기구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국제 해운 소득의 경우 업계 특성을 고려해 아예 필라2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에 나서면서 디지털세 과세에 대한 국제사회 합의가 빨라졌다.
디지털세 부과안은 오는 10월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를 거쳐 시행된다. 필라1의 경우 2022년 서명을 거쳐 2023년 발효를 목표로 하며, 필라2 역시 각국 법제화 작업 후 2023년 시행을 목표로 한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정조준…"기업 경쟁력 영향은 미미"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디지털세(필라1)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경우 이익률 10%를 넘는 초과이익의 최고 30%에 대한 세금을 해외 시장 소재지국에 내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법인세 납부는 각각 9조9천373억원, 1조4천781억원이다.
다만 정부는 기업의 실질적인 세 부담이 늘어날 우려는 크지 않다고 봤다.
정정훈 기재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이중과세 조정 절차가 별도로 마련돼 기업 세 부담은 필라1 도입 전과 비교해 중립적이므로 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의 납세 협력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들도 오는 10월까지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디지털세 세수 영향은…"최저한세 도입 초기 세수 증가 전망"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세수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이 동시에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필라1에 따라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의 글로벌 이익 일부가 해외로 배분되며 세수가 감소할 수 있지만, 반대로 우리나라 역시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과세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을 천명한 필라2의 경우는 오히려 세수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앞으로는 해외에서 사업을 하던 기업도 최저한세율에 미달하는 세금을 추가로 국내에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기업 가운데 세율이 낮은 외국에 법인을 둔 기업의 경우 종전보다 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외 기재부는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OECD 9위 수준으로 높은 국내 법인세율(지방세 포함 최고 27.5%)을 고려할 때 해외 기업 이탈에 따른 피해 우려는 크지 않다는 의미다.
국내 주요 산업인 해운업이 글로벌 최저한세율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우리나라에는 유리한 부분이다.
ms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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