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등 새 시민 21명 대표로 선서…바이든, 이민제도 초당 조치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귀화 축하 행사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과 중국, 영국, 캐나다, 아프가니스탄 등 16개국 출신 총 21명의 새로운 미 시민권자가 대표로 참석해 미국 시민 선서를 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이 행사는 작년 8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규 시민권자 귀화 이벤트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활용한 이후 처음 열렸다.
당시 트럼프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메시지를 위해 사전녹화한 행사를 방영함으로써 공직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는 특히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인 흑인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참석해 시선을 끌었다고 워싱턴포스트(WS)가 보도했다.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유대인 병원 중환자실 수간호사인 린지는 작년 12월 14일 코로나19 백신을 미국에서 처음으로 맞는 모습이 미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큰 관심을 모았던 인물이다. 그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접종했다.
당시 린지는 접종 직후 "우리나라의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끝내는 일의 시작이길 바란다. 백신이 안전하다는 믿음을 대중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했었다.
그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18세 때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로, 뉴욕에서 30년 간 간호사로 일했다.
린지는 이날 미 시민이민국(USCIS)으로부터 시민 참여 및 직업적 성취, 책임 있는 시민으로 미국에 크게 기여한 귀화 시민에게 주어지는 표창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린지의 삼촌과 숙모가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실을 거론하며 "그녀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린지의 접종 당시 간호복과 착용 배지, 그의 백신 접종 카드는 스미스소니언 국립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코로나19 전시물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선조가 아일랜드에서 미국에 이민을 온 얘기를 하면서 "미국이 여러분의 포부와 꿈에 대한 가치가 있다고 믿고 미국을 선택해줘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또 "가치를 반영하는 동시에 법을 중시하는 이민제도가 필요하다"며 어린 시절 불법 입국자와 모국 분쟁으로 임시 보호를 받는 외국인 등을 중심으로 시민권 획득을 위한 초당적 조치를 의회에 촉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 내 불법체류자 1천100만 명에게 8년의 기간을 거쳐 시민권을 얻을 기회를 주는 내용의 이민법안을 제안했지만, 이민 확대에 부정적인 공화당의 반대에 부닥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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