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몽골 보건붕괴 탓 '중국백신 얼마나 저질일까' 논쟁

입력 2021-07-03 17:19   수정 2021-07-03 17:22

칠레·몽골 보건붕괴 탓 '중국백신 얼마나 저질일까' 논쟁
무용론에 전문가들 "실패작은 아니다" 진단
"감염예방력 떨어지지만 사망·입원 막는다"
"집단면역 수단 못돼"…자료 불투명해 불신 자초하기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주력으로 택한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중국산 백신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 CNN방송은 "중국산 백신을 사용하는 나라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한다고 중국산 백신을 실패작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라고 3일(현지시간) 전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백신의 성패를 규정하는 핵심 요소는 '사망과 입원 예방률'이지 '코로나19 감염자 제로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돌파감염이 발생하지 않는 백신은 없다고 CNN은 지적했다.
중국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긴급사용을 승인받은 백신 가운데 예방효과가 낮은 편이다.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은 임상시험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백신과 비교해 낮은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WHO 제출자료에 따르면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나타낸 유증상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는 각각 79%와 50%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예방효과가 90%를 넘는 것으로 측정됐다.
물론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돼 결과 단순비교엔 무리가 있다.
중국산 백신 예방효과에 의구심을 계속되는 배경엔 이를 주력으로 삼은 국가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있다.
대표적으로 칠레는 국민 약 55%가 백신접종을 완료했음에도 전날 신규 확진자가 약 3천600명에 달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백신접종자 80%가 맞은 시노백 백신이 무용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 약 53%가 백신접종을 완료했고 이들 80%가 시노팜을 맞은 몽골도 감염자 20%가 접종 완료자인 상황이다.
이런 사례들에도 전문가들이 중국산 백신을 실패작이라고 규정하지 않는 이유는 사망과 입원을 예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노백 백신은 브라질 임상시험서 중증 코로나19를 100%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시노팜 백신은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을 유증상 감염과 마찬가지로 79% 예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칠레의 경우 지난달 17~23일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73%가 백신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몽골은 코로나19 사망자 96%가 백신을 안 맞았거나 1회차만 접종했다.
백신이 사망과 입원을 예방한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2월부터 지난달 26일 사이 시노백 백신을 맞은 20명을 포함해 의사 최소 88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사망 예방효과도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다만 아디브 쿠메이디 인도네시아 의사협회 위험완화팀장은 "조사결과를 보면 의료진 사망과 시노백 백신은 연관이 없다"라면서 병원에 코로나19 환자가 몰려 의료진이 쉬지 못하고 일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동옌 홍콩대 분자바이러스학 교수는 "중증 환자나 사망자를 줄이고자 한다면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지역감염 종식과 집단면역을 달성하기엔 중국산 백신의 예방효과가 모자랄 수 있다면서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 제약사는 백신을 개선할 책임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백신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불신을 키우고 불신은 중국산 백신보다 예방효과가 높게 나타난 백신을 맞을 수 있을 때까지 접종을 미루겠다는 생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은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을 '중국백신'으로 홍보하며 '백신외교'를 펼쳐왔다.
지난달엔 80여개국에 3억5천회분의 백신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의구심이 계속되면 백신개발을 치적으로 삼아온 중국 공산당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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