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실행방안 나온 뒤 '희망퇴직' 논의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한국씨티은행의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이 이달 하순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통매각'과 '부분 매각' 가운데 어떤 방안을 실행할지 방향이 잡히면, 이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복수의 금융회사들은 씨티은행이 개방한 가상데이터룸(VDR)을 통해 은행 현황을 들여다보는 실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에 정식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들은 4곳 이상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체 인수를 희망하는 곳도 포함돼 있지만 다수는 자산관리(WM), 신용카드 사업부의 부분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씨티은행이 통매각과 부분매각 중 어떤 출구전략을 선택할지 관심이 큰 상태다.
일단 씨티은행은 이달 안에는 적어도 전체 매각과 분리 매각, 단계적 폐지 중 어떤 방안을 추진할지 적어도 확정 짓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앞써 씨티은행 경영진은 지난달 3일 이사회를 마친 뒤 "7월 중에는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진행 속도를 감안할 때 씨티은행이 입찰 대상자를 선정한 뒤 상세 실사를 거쳐 이르면 이달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이 결국 '분리 매각'으로 결론 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좀 더 우세한 편이다.
실사에 참여한 복수의 금융사들이 자산관리(WM)와 신용카드 부문에 대해 '알짜'라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작년 말 기준 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3천500명 중 국내 철수가 예정된 소매금융 부문 임직원이 2천500명에 달하는데 이 인원을 그대로 고용승계하는 것이 부담이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매각을 통해 고용이 유지되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 생각에 사측과 노동조합도 동의하고 금융당국도 희망하는 부분"이라면서도 "문제의 핵심은 '가능하다면'에 있다"고 했다.
이어 "가능한데 금융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는 같이 도와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씨티은행은 '매각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을 받는 고용 승계와 높은 인건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7년 만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씨티은행 전체 직원의 평균 연령은 만 46.5세로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크게 높은 편이다. 작년 기준 씨티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이 은행권 최고 수준인 1억1천200만원을 기록한 것도 '인력 선순환'이 되지 않으면서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만약 씨티은행이 7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을 경우 적지 않은 직원이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희망퇴직 대거 실시로 고용 승계와 높은 인건비 부담을 일부 덜어낸다면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씨티은행 노조도 희망퇴직 실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로선 희망퇴직 시행을 둘러싼 노사 간 협의는 진행하고 있지 않은 상태로, 희망퇴직 실시 여부는 통매각과 부분매각 중 어떤 방안을 추진할지, 인수 대상 부문이 어디인지 가려진 뒤에야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yjkim8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