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예방에 주력"…"아태지역 미 미사일 배치도 러에 위협" 주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한반도를 중동·북아프리카 등과 함께 긴장 고조 지역으로 지목하고, 북한과 같은 이웃 국가들이 분쟁 진원지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러시아는 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새 국가안보전략에서 "옛 소련 지역과 중동, 북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한반도 등에서 긴장 고조가 계속되고 있다"며 "국제 및 지역 안보 시스템 약화가 국제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확산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점증하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 상황에서 러시아의 대외정책은 국제관계 시스템의 안정성 향상과 진영 차원의 접근법을 배제한 다자협력 심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옛 소련권 국가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중국, 인도와의 협력 강화를 국가 안보 강화를 위한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로 규정하고, 이 같은 대외정책 목표 이행을 위해 이웃 국가들에서 긴장 및 분쟁 진원지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중국 등 관련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긴장 고조 지역이 분쟁지역으로 변모하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보전략은 또 "러시아에 대한 무력적 압박이 러시아의 군사적 위험과 위협을 가중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군비통제 분야의 국제 의무를 거부하는 지속적 노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국이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계획이 전략적 안전성과 국제 안보에 위협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2019년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뒤 일본·한국 등의 동북아나 유럽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에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미국과 러시아(옛 소련)가 1987년 체결했던 INF 조약은 양국이 사정거리 500~5,500km의 지상 발사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폐기하고 해당 범주의 미사일을 추가로 개발·생산·배치하지 않기로 한 합의다.
하지만 미국이 러시아의 지속적 위반을 이유로 2019년 8월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폐기됐다.
안보전략은 "러시아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에 위협을 가하는 외국 국가들의 비우호적 행동이 있을 시 러시아는 그러한 비우호적 행동을 차단하고 향후 재발을 막기 위해 대칭적, 비대칭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지정학적 불안정성 증대와 국가 간 대립 격화 상황에서 러시아는 국제관계 시스템의 안정성 보장을 위한 일관되고 독립적이며 다자적이고 실용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지난 2009년 기존 '국가안보개념'을 대체해 채택한 '국가안보전략'은 국가와 사회 안보 확보를 위한 기본 원칙과 계획을 담은 문서다. 2015년에 이어 이번에 6년 만에 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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